[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SK그룹이 베트남 식음료 유통 기업인 마산그룹 산하의 '크라운엑스'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SK는 11일 베트남 최대 식음료 유통 기업인 마산그룹 산하 '크라운엑스(CrownX)'에 3억40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크라운엑스는 베트남 식음료 1위 '마산컨슈머홀딩스(MCH)'와 유통 1위 '윈커머스(WinCommerce)'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크라운엑스는 사업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중국 알리바바(Alibaba)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4억달러(한화 약 470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SK는 2018년 마산그룹 투자시 확보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알리바바와 동일한 투자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SK가 지난 4월 윈커머스에 4억1000만달러(한화 약 4800억원)를 투자한 것도 같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다.
크라운엑스의 자회사 MCH는 소스, 라면, 가정용 간편식 등 기존 사업군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음료, 생활용품 등 새롭게 추진한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2018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매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윈커머스는 베트남 현대식 유통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약 2300개에 달하는 편의점과 120여개의 슈퍼마켓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윈커머스는 최근 알리바바의 동남아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와 협력해 온라인 유통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라자다가 가진 2400만여명의 고객과 상품 추천·검색 기술에 힘입어 온라인 거래액이 매월 4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초기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온라인 유통 비용 구조 및 배송 시스템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온·오프라인 공동 구매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췄고, 슈퍼마켓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 비용은 줄이면서도 속도는 크게 높였다. 여기에 동남아 1위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Grab)과 제휴해 최대 4시간 내 배송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윈커머스의 온라인 사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베트남 온라인 식료품 유통시장이 2024년까지 45%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동남아의 경쟁력 있는 현지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추가 투자기회를 만들어 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사하고 있다. 현지 사회 및 파트너와 쌓은 신뢰 위에 SK 역량을 더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이 전략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스토리'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더 강화된 마산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 베트남 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핀테크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원철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는 "마산그룹은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베트남 유통시장에서 큰 결실(Big Reap)을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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