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영진약품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요 품목인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계열(이하 세파계) 항생제 매출이 급감하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세파계 항생제란 세팔로스포리움이라는 곰팡이균에서 유래한 화합물로 균을 사멸하는 항생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5억원으로 1% 줄고 당기순손실은 38억원으로 1196.4% 급증했다.

영진약품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된 시점은 지난해 3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3분기 첫 영업손실로 5억원을 낸 이후 이번 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분기 연속 누적으로 기록한 영업손실은 14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매출은 2085억원으로 전년보다 5.5%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0억원에서 4억원으로 96.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50억원은 당기순손실 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영업손실로 인한 적자 전환이 예고된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1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 사업의 주요 품목인 세파계 항생제의 매출 감소 탓이 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거래처인 일본 세파계 항생제 수요가 급감했다. 일본 수출이 영진약품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6%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 매출액은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매출이 나란히 줄었다.

지난해 국내 연매출은 1500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흡기 환자 수가 줄어 국내 항생제, 해열진통소염제 부문의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경장영양제 '하모닐란', 고지혈증제제 '오마론', 특발성폐섬유증제제 '파이브로정' 중대형 품목 등이 성장했음에도 매출이 국내 매출이 다소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국내보다 감소폭이 8.3%로 더 가팔랐다. 일본뿐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도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일본 수출액은 569억원으로 2.2% 줄고, 신흥 시장 수출액은 16억원으로 70.2% 감소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매출이 줄면서 생산가동율도 저하됐다. 그 결과 원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됐다. 이번 분기에 적자 폭이 확대된 것도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영진약품은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항생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생제 수요가 늘면 이에 따라 국내외 매출이 골고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영업에 힘쓴 결과, 전년 대비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이 776억원으로 2.7% 성장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영진약품은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외 수출에서 일본이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중국 등 신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원료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도 물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신규 거래처 확보, 신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국내 영업에서는 제품 매출 비중 확대, 개량신약 개발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