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사업부문 분할 합병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설립한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이 건설업 면허 취득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만큼 관련 업무에 필요한 자산만 분할했다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내년 1월 17일 분할 합병에 관한 모든 절차를 종료한 이후가 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플랜트사업부문 관련 자산과 사업을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에 본격적으로 넘길 예정이다.
15일 SK에코플랜트의 분할합병계약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에서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으로 넘어가는 부채는 올해 상반기 기준 2105억원이다. 분할 후 SK에코플랜트에 남아있는 부채총계는 4조2711억원으로 전체 부채(4조4186억원) 중 4.76%가 분할 합병 법인으로 넘어간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자본총계는 1조3245억원으로 분할과 관계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 감소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333.6%였던 부채비율은 분할 후 322.4%로 줄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재무건전성은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분할 합병 법인에 넘어간 자산의 비율도 6%대에 그친다. SK에코플랜트의 상반기 자산총계는 5조8061억원이었지만 분할 합병 법인에 넘어간 자산은 3565억원으로 총 자산의 6.37% 수준에 머물렀다.
SK에코플랜트는 주요 수익원이 플랜트사업부문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분할 합병으로 넘어간 부채와 자산의 규모는 초라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SK에코플랜트의 매출액은 3조4433억원이다. 이중 플랜트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액의 비중은 1조8957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K에코플랜트는 분할 합병 법인으로 이전하는 부채와 자산이 사업규모 대비 적은 것에 대해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의 설립 목적이 재무개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아닌 건설업 면허 취득을 위한 법인"이라며 "주주총회 등 설립 관련 절차를 종결하면 적극적으로 사업부 분할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 개선은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50.01%를 놓고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약 4500억원이 SK에코플랜트로 유입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을 통해 플랜트사업 분할법인 가칭 'SK그린에너지'의 건설업 면허를 취득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의 건설업 면허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득에 소요되는 기간은 30~40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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