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bhc그룹이 18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 인수작업을 끝마쳤다. 지난 7월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4개월 만이다. 인수액은 약 2500억원이다.

이번 인수는 bhc가 명목상 내 건 종합외식기업으로의 도약 외에도 그룹에 여러 부가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웃백이 bhc그룹의 약점으로 꼽혀 온 '치킨사업 편중' 현상을 완화함과 동시에 외형·질적성장을 이끌 딜이 될 것이란 점에서다.

bhc치킨을 지배하는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舊 글로벌레스토랑그룹)은 치킨 외에도 ▲부자되세요(창고43) ▲불소(불소식당) ▲보강엔터프라이즈(큰맘할매순대국) ▲빅투(그램그램) ▲BHC HK Limited 등의 계열회사를 보유 중이다.

이들 기업은 단순 실적상으론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처럼 보인다. bhc 외식계열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48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 늘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55.3% 급증한 818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대확산에도 아랑곳 않고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계열사 간 표정은 크게 엇갈렸다. bhc치킨의 순이익만 1년 새 407억원에서 752억원으로 84.9% 뛰었을 뿐 나머지 외식프랜차이즈는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램그램의 경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53.9%, 79.8% 크게 감소했고 줄곧 성장세를 이어온 큰맘할매순대국과 창고43의 순익 역시 40.6%, 43.5% 각각 줄었다.

그룹 입장에서 bhc치킨의 실적이 우상향 하는 건 좋은 일이나 편중 심화는 반가울 수 없다. 특히 치킨프랜차이즈 시장규모는 한정적인데 최근 푸라닭, 60계 등 후발주자가 점포 확장에 열을 내고 있어 개별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치킨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F&B 조차 이러한 우려로 인해 지난해 상장에 도전할 당시 우선 IPO(기업공개) 성사를 위해 낮은 공모가 전략을 쓰기도 했다.

아웃백은 이러한 bhc그룹의 고민을 단번에 해소할 재료가 될 전망이다. 이곳은 팬데믹 속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42.1% 증가한 1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 역시 2978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늘며 양과 질을 모두 잡았다. 빕스와 TGI프라이데이 등과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시장에선 아웃백 인수가 bhc그룹에 큰 무리를 끼치지 않는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먼저 아웃백 인수액(2500억원)은 지난해 이 회사가 거둔 상각전이익(EBITDA,389억원)의 6.4배 수준이다. 이는 전 주인인 스카이레이크가 2016년 아웃백을 인수할 당시 적용했던 5.2배보단 높다. 하지만 BHC그룹은 ▲아웃백의 최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종합외식그룹으로 도약한단 관점에서 인수액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실탄 역시 충분하다. 글로벌레스토랑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22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 중이며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연금(OTPP)으로부터 3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여기에 bhc로부터 전환사채(CB)를 매입한 MBK파트너스가 연초에 이를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바꾼 직후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연간 200억원 가량의 이자부담도 덜어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