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허가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개사로 늘었다. 아직 예비허가만 받은 곳은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현대차증권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의 흩어져있던 금융거래 정보를 일괄 수집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대리행사, 금융 및 소비패턴의 분석, 투자자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고객의 다양한 금융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만큼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에게 폭넓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얻는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수익성보다는 고객 자산관리(WM) 효율을 높여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빠른 속도로 마이데이터 사업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오는 12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운영된다. 현재 사업 개시 준비 속도를 고려할 때 서비스 심사까지 통과한 미래에셋증권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5일 통합자산관리앱 '엠올(m.ALL)'이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2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개시할 서비스에서는 '올인 원(All-in-One) 투자진단 보고서'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의 자산을 한번에 모아볼 수 있는 기능과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투자 진단 컨텐츠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18일 금융보안원이 주관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보안취약점 점검과 신용정보원이 주관하는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등을 거쳐 안정성을 최종 점검한 후, 내년 초 서비스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별도 앱을 통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식이나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일상 속 다양한 콘텐츠를 투자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지난 7월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취득한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원큐앱 등으로 통합 WM지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하나 합'이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12월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먼저 마이데이터 주도권 경쟁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주요 증권사들도 연초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 및 앱 출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보하는 데이터는 동일하지만 증권사로 이동하는 퇴직연금이 늘어나는 추세처럼 마이데이터도 증권사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있을 것"이라며 "증권사는 대부분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우위 경쟁이 치열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