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최근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다시 OCIO 사업에 도전한다. 채권 운용 강점을 내세워 예금보험공사 채권자산 위탁운용사 입찰에 참여한다. 키움운용은 대형 채권자산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OCIO 사업을 키운다는 포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예금보험공사가 모집 중인 '채권자산 위탁운용사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입찰에서 키움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자산 절반을 맡아 운용하게 된다. 별도 조직은 만들지 않고 채권본부와 유관 팀에서 해당 사업을 맡는다.

키움운용은 기보금 위탁운용 등의 경험과 대규모 채권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예보 채권자산 위탁운용 자리를 노려본다는 전략이다. 키움운용은 최근 2018년부터 맡아 운용해온 기술보증기금 국내채권 위탁운용사 자리를 교보악사자산운용에 내줬다. 기보금이 국내채권 위탁운용을 처음 도입한 2018년 경쟁입찰을 거쳐 위탁사 지위를 얻은 뒤, 2회 연속 위탁운용을 맡았지만, 세 번째 연장에는 실패했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이번 예보 OCIO는 국내외 채권자산만 위탁 운용하는 형태로, 자산배분과 전체성과가 중요한 일반 OCIO와 달리 유동성과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사업"이라면서 "캡티브 자산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채권자산 운용규모가 매우 큰 만큼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운용의 25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52조5725억원으로 이 중 채권 자산 규모가 18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자산의 35% 수준이다. 키움운용의 전신은 채권 명가로 이름을 떨친 우리자산운용이다. 2010년 우리금융지주 해체 당시 매물로 나온 우리자산운용을 키움증권이 인수, 키움자산운용과 합병했다. 당시 우리자산운용은 꾸준한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내면서 업계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고, 키움운용이 이를 이어받았다. 현재 사모펀드업계에서 키움운용이 운용하는 채권 펀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예보 위탁운용사에 선정되면 키움운용은 약 7500억원 규모의 채권자산운용을 맡게 된다. 총 운용자산 규모는 1조 5000억원으로 국내채권 8000억원, 해외채권(미 국채) 7000억원 수준으로, 선정된 두 기업이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모두 절반씩 맡아 운용하게 된다. 운용 보수율은 5bp(1bp=0.01%)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날까지 정량평가 서류 접수를 끝내고 다음 달 6일 정성평가 대상 기관에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최종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은 다음 달 17일로 예정돼 있으며, 지금까지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위탁운용사 업무 개시일은 내년 1월이며 계약기간은 2년이다.

더불어 키움자산운용은 신용보증기금 국내채권 위탁운용사 재선정도 앞두고 있다. 신보는 국내채권 투자일임 위탁운용사 3곳을 선정, 각각 3000억원 총 9000억원을 위탁하기로 했다. 기존 위탁운용사인 키움운용과 KB운용, 신한자산운용의 계약기간이 다음달 31일 만료되는데 따른 조치다. 이번 위탁운용 기금규모가 3000억원 증액되면서, 위탁운용사별 운용 규모도 1000억원씩 증액된다. 이에 키움운용을 비롯한 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