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11번가가 당일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측은 익일배송 등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수하게 됐다는 입장인 반면, 업계는 빠른 배송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손실이 누적된 결과로 내다보고 있다.
3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달 말 '오늘 주문 오늘 도착'으로 명명했던 당일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6월 시작된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파주 물류센터에 입고했던 상품을 'SLX 택배'가 위탁 배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업계는 11번가가 당일배송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4개월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1번가는 당일배송 카테고리 내 2~4개 상품만 해당 서비스를 지원해 온 까닭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보니 수요가 한정적이었을 것"이라며 "사업 규모가 작고 배송에 대한 책임이 모호해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게 결국 서비스 종료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11번가 재무지표가 좋지 않은 것도 서비스 종료 배경으로 보고 있다. 11번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918억원으로 전년 동기(3933억원) 대비 0.5% 감소했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3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 했다. 이처럼 벌이가 줄다 보니 부채는 늘고 자본은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만 봐도 이 기간 102%에서 139%로 37%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11번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일배송을 접게 됐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악화와 별개로 당일배송 서비스 규모가 작은 데다 제한적이었던 만큼 익일배송 등 기존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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