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OCI와 손잡고 바이오원료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이번 협력을 통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다.

금호피앤비화학은 1일 OCI와 바이오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가칭 OCIKumho Sdn Bhd)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본격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첫 발을 내딛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다. 금호석유화학그룹과 OCI그룹이 사업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작법인은 금호피앤비화학과 OCI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이 50대50 지분으로 설립한다. 양사는 총 20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말라주산업단지 내에 ECH 10만톤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ECH는 주로 페인트, 코팅, 건축, 풍력터빈 블레이드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의 원료 중 하나다.

앞으로도 양사는 원료 공급과 제품 생산, 공장 운영, 마케팅 부문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더해 OCIMSB는 18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2024년부터 ECH 생산에 필요한 원료 클로로알칼리(CA) 10만톤을 생산해 신규 ECH 공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양사의 바이오 ECH 사업 진출은 ESG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 프로필렌공법으로 생산되는 ECH와 달리 신규 법인이 생산하는 ECH는 바이오디젤의 부산물인 글리세린으로부터 합성된다.

해당 공법은 원료 물질을 바이오 계열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수를 재활용해 폐수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 또한, 말레이시아 사말라주 산업단지 내 전력은 대부분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돼 타사 ECH 생산 공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지금까지 페인트, 코팅, 건축 등 기존 수요 뿐만 아니라 풍력터빈 블레이드,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 친환경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에폭시 수지의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에폭시 수지의 시장 확대로 ECH 역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이번 합작사업으로 ECH의 안정적인 조달까지 가능해졌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이번 합작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BPA부터 ECH까지 주 원료 내재화를 이룬 친환경 에폭시 수지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바이오 글리세린을 원료로 하는 ECH 사업 투자로 에폭시 분야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양 그룹사 간 지속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택중 OCI 사장은 "이번 금호피앤비화학과 합작을 통한 ECH 사업 진출은 금호석유화학그룹과의 첫 번째 합작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합작사업을 통해 OCI는 전자소재와 그린 케미칼을 핵심축으로 하여 향후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소재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