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러시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의 전통 제약사들도 '알짜' 계열·관계사의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등 19개 기업들이 신규 상장을 한데 이어 내년에도 보령바이오파마, 휴온스바이오파마, 동국생명과학 등 20여개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보령홀딩스의 관계사인 보령바이오파마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내년 4분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인플루엔자, 일본뇌염, 간염, 장티푸스 등의 백신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진단키트, 제대혈, 유전체 진단 등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보령제약그룹의 자회사·관계사 기업공개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보령제약(보령홀딩스 자회사)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은 지난 8월25일 코스닥에 상장됐다. 바이젠셀은 각종 암질환, 면역질환 등을 타킷으로 면역항암제 및 면역억제제를 연구개발하는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이다. 보령제약은 바이오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바이젠셀에 지분을 투자했고 2017년 최대주주(23.6%) 자리에 올랐다.

휴온스그룹도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영위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와 의료기기 사업이 주력인 휴온스메디케어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장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상장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상장 일정이 늦춰지더라도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북미 진출이 이뤄지기 전인 2024년전에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의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동국제약은 동국생명과학의 기업공개를 통해 신규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과 인공지능(AI), 바이오로직스 및 체외 진단 등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전통제약사들이 계열.관계사에 대한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자금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 활성화와 계열·관계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제약사들이 계열·관계사들의 상장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자금확보 목적도 있지만 해당 사업 분야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의 사업이 확대될 수록 모기업에 대한 가치도 같이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지주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모기업의 지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지원에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계열·관계사에 대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받아야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