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CJ CGV가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 CGV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하루 빨리 재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 법인 자회사에 채무보증까지 제공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유상증자에 이어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 CGV는 지난 7일 인도네시아 계열사(PT GRAHA LAYAR PRIMA TBK.)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빌린 150억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채무보증 기간은 7일부터 2022년 12월 7일까지다.

인도네시아 CGV는 코로나19로 극장 영업 중단을 반복하다가 지난 10월부터 단계적인 영업 재개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3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23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는 1282억원에서 1449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CJ CGV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중국과 터키, 베트남 등에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에 제공한 채무보증 가운데 현재까지 보유한 잔액은 총 3286억원이다. 중국 및 동남아 통합법인 CGI 홀딩스(CGI HOLDINGS LIMITED)에 가장 많은 1691원, 다음으로 CJ CGV 베트남(CJ CGV VIETNAM CO., LTD.)에 460억원의 보증을 섰다. 이번 채무보증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계열사에 보증한 금액은 359억원을 넘어선다.

채무보증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부채가 높은 CJ CGV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채무보증은 일종의 우발부채다. 주 채무자인 해외 계열사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보증을 선 CJ CGV가 대신 상환을 떠안게 된다. CJ CGV의 부채비율은 9월 말 별도 기준 428%로 나타났다. 총 차입금은 1조3514억원에 달하지만, 현금성자산은 1418억원에 불과하다. 시장에선 모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 채무보증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CJ CGV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CJ CGV는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사용 목적으로 지난 8일 16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지주사인 CJ로부터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은 데 이어 올해는 지난 6월 후순위 전환사채로 3000억원을 마련하면서 연이어 자본을 충당했음에도 다시 영구채를 발행한 것이다. 

CJ CGV 측은 앞으로 예정된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연말을 기점으로 기대작 개봉이 이어지면서 내년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 CGV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연말 기대작 개봉으로 이달 손익분기점 달성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