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올해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은 이성씨엔아이·타임기술·토마토시스템·젬·켈스·제이엠멀티·예스피치 등 7개다. 전년(12개) 대비 5개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코넥스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저치다.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3년 45개를 시작으로 2014년 34개, 2015년 49개를 기록하다 2016년 50개까지 치솟았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2017년 29개,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로 줄어들었다.

반면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이전상장한 기업은 12개로 2018년 이후 4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코넥스 대장주 툴젠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면서 전체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했다. 툴젠이 이전상장한 지난 10일 코넥스 시총은 5조116억원으로 전일(5조8254억원) 대비 12.2% 줄었다. 툴젠은 유전자 교정 기술 보유 기업으로 지난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7430억원으로 코넥스 1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 요건이 완화된 것을 코넥스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대폭 낮아지면서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익 미실현요건(테슬라), 기술평가, 성장성 추천 등 특례상장 제도를 마련했다. 해당 트랙을 이용하면 적자 기업이라도 하더라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 대부분은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을 희망하는 기업들"이라며 "코스닥 입성 문턱이 낮아지면 기업들이 시간과 비용을 쓰면서 코넥스를 거쳐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지정 자문인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시장에서 거래는 활발하게 이어지지 않아 상장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내년이 코넥스 시장 활성화의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기본 예탁금을 폐지하는 등 개선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기업에 투자하려면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하다.

기본예탁금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오히려 코넥스 진입 장벽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10월 열린 '코넥스시장의 성공적인 재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신규 투자자 진입을 막는 문턱으로 작용하는 기본예탁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개인들이 3000만원이라는 예탁금을 감당하면서 코넥스 시장에 투자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기본예탁금이 폐지되면 유망 기업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고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