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제고를 위해 신개념 행동주의를 표방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BYC 주식의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향후 BYC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본격적인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공개 선언한 셈이다.

23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현재 보유중인 BYC 주식 8.13%(의결권 행사가능주식 8.06%)의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시변경으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명부, 이사회의사록,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는 물론 임시주총 소집청구, 이사해임요구, 주주제안권 행사, 위법·부당행위에 관련된 경영진에 대한 제반 법적 조치 등 더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BYC 주주로서 입장문을 내고 경영참여로 투자목적을 변경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입장문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는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자산총액이 6791억원이고 최근 3년 간 약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시가총액은 2600억원에 불과하다"며 "보유 부동산 가치만 현 시세로 1조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자산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특수관계인 간의 내부거래와 자산의 비효율적 운용이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를 포함한 공개된 자료를 검토한 것을 토대로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 등 사익편취행위 존재의혹 ▲대주주일가 중심의 패쇄적인 사업운용 ▲다수의 무수익 부동산 보유 및 보유부동산 가치의 저평가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인한 회사 이미지 추락을 기업가치 저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의 손녀인 한지원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제원기업이 BYC 보유 부동산의 관리와 용역을 통해서만 지난해 연 4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예로 들었다. 이는 2019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한 전 회장의 손자인 한승우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신한에디피스도 BYC로부터 상품을 매입하고 2세 보유기업 신한방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통해 축적된 자금으로 신한에디피스가 BYC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18.4%)로 등극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의결권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를 인용해 BYC가 지난해 비상장계열사에서 매입한 금액은 매출원가 대비 30% 이상으로 평가대상기업 평균(15%)의 2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BYC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지난해 66%에 머물러 평가대상기업 평균(89%)에 못 미친 부분도 언급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감시·감독의무가 이행되는 투명한 이사회구성 ▲합리적인 배당정책수립 ▲액면분할 및 무상증자를 통한 유동성확대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포함하는 IR 계획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1년 간 회사 경영진과 비공식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성실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금명간 주주서한을 보내 기업가치 개선안을 정식으로 요구할 계획이며, 이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ESG가치 제고라는 투자 철학에 따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