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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문어발 논란에 빛바랜 ESG경영 강화
이규연 기자
2021.12.27 08:33:48
③ ESG경영 성과에도 논란 빈발...여민수·류영준 체제로 분위기 일신 추진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4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출처=카카오)

[팍스넷뉴스 이규연 기자] "첫째,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다 힘쓰겠다. 둘째, 카카오는 파트너, 크루 그리고 IT 생태계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겠다. 셋째,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 넷째,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겠다. 방금 말씀드린 카카오만의 약속과 책임을 이행해 나가려고 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가 올해 2월에 열린 2020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SG경영 강화를 이야기하면서 꺼내 든 카드다. 그간 카카오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는데도 사회공헌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여 대표가 직접 천명한 셈이다. 


카카오의 올해 ESG 관련 행보는 빛과 그림자가 명확하다. ESG위원회 신설과 ESG보고서 발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재산 사회 환원 행보는 올해의 명확한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요금 조정으로 촉발된 플랫폼 독과점·문어발 확장 논란은 지금도 카카오의 부담으로 남아있다. 


카카오는 1월 이사회 아래 ESG위원회를 만들었고 김 의장이 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5월에 ESG경영 보고서 '2020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서 카카오는 코로나19에 관련된 정부기관과 협력,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 파트너사와 성장하기 위한 '카카오 협력사 지속가능경영 가이드' 수립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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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SK텔레콤과 'ESG 공동펀드'를 조성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ESG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 이 펀드를 통해 청각장애인 운행택시 서비스기업 코액터스, 시각장애인용 점자콘텐츠 제공기업 센시, 유·아동을 위한 메타버스 기반 교육콘텐츠기업 마블러스에 전체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카카오는 올해 '2021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월드·아시아태평양·한국지수에 모두 새로 편입됐다. DJSI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투자지수다. DJSI 시상식에 참여한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가 "올해는 카카오 ESG경영에 시동을 거는 한 해"라며 "앞으로도 카카오만의 ESG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 개인도 올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그는 2월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 의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카카오 지분가치가 10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5조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김 의장은 3월 아내 형미선 씨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자선단체 '더기빙플레지'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선언을 공식화했다. 그 뒤 손에 쥐고 있던 카카오 주식 일부와 개인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보유 주식 일부를 팔아 5000억원을 마련했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6월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할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을 세웠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을 통해 AI 인재를 키우는 교육기관 설립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의장은 2월 카카오 임직원 간담회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또 다른 격차가 벌어져 기회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나 AI(인공지능) 인재 등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별개로 카카오는 ESG경영과 관련해 올해 초부터 조직 안팎에서 삐걱대는 모습 역시 보였다. 먼저 조직문화 논란이 터졌다. 지난 2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인사평가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 뒤 일부 직원에게 호텔숙박권을 지급한 것에 따른 형평성 논란, 직원들의 고용노동부 청원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사례 적발 등 사건이 이어졌다.


연이어 플랫폼 독과점 논란도 불거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월 유료 택시호출 서비스 '프로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가 택시기사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당시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호출 플랫폼시장의 독점적 지배 위치를 악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요 수익원인 대리운전 분야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 인수를 통해 전화호출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려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떠안게 됐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생활서비스 분야의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왔던 점도 '문어발 사업 확장'이라는 지적을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4월 기준으로 계열사 수만 118곳에 이르러 경쟁사 네이버(45곳)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계열사들이 수행하는 사업 중에 꽃배달, 퀵서비스, 미용실·네일숍 예약, 스크린골프 등 중소사업자 비중이 높은 사업도 포함됐다. 


결국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김 의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연달아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김 의장은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침해 사업에 절대 진출하지 않겠다"며 "그 부분에 관여됐다면 반드시 철수하고 골목상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는 9월 계열사들과 함께 내놓은 상생계획을 바탕으로 전체 사업구조를 글로벌과 IT 혁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웹툰·웹소설을 비롯한 스토리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금융과 커머스, 모빌리티 등 기존 사업에 더해 메타버스와 헬스케어 등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상생과 관련해서도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들이 앞으로 5년 동안 상생기금 3000억원을 조성해 파트너사들의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밖에 카카오에서 추진하는 수수료 없는 커머스 오픈 플랫폼 출시, 카카오모빌리티의 일자리 1000개 창출 계획 등 상생과 관련된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김 의장도 개인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미래 교육과 인재 양성 등의 사회적 가치에 매진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카카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를 이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문어발 사업 확장 등 비판이 다시 쏟아질 가능성은 언제든 잠재해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각종 논란이 불거진 이후 기업 인수를 자제해왔지만 최근 모빌리티와 콘텐츠 분야에서 외부 투자를 재개했다. 앞서 김 의장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는 재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한 뒤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고 이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가 다음 CEO로 여 대표와 더불어 류영준 내정자를 고른 것도 회사를 둘러싼 복잡한 배경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카카오는 사업구조 재편과 ESG경영 강화 양쪽에서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글로벌·상생대책 경험이 풍부한 여 대표와 IT기술 전문가인 류 내정자의 공동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류 내정자도 "사회적 책임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카카오의 '넥스트 10년'을 그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기술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비전을 지키며 '도전'이라는 카카오의 핵심 DNA를 바탕으로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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