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가 기초체력을 회복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행보에 돌입한다.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만큼 내년에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를 시작으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올 3분기 들어 영업이익률 4%대를 회복했다.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기준 매출액이 1조79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4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6년 마이너스(-) 25%까지 떨어졌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7년 1.6%, 2018년 2.0%, 2019년 4.2%로 상승하다가 2020년 다시 -2.7%로 하락했으나 올 3분기에는 4.1%까지 올라왔다.

신세계디에프가 기초체력을 회복한 것은 인천공항 임차료 감면과 중국인 대리 구매상(따이공)의 구매액 증가에 따른 결과다. 중국 연휴 기간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형이 확대됐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임차료 산출기준이 매출 연동으로 바뀌면서 임차료가 줄었다. 여기에 강남점 철수로 인해 고정비가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면세사업 후발주자인 신세계디에프는 그간 공격적인 외형 확장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디에프는 명동본점을 시작으로 2018년 인천국제공항 기존 어객터미널(T1)과 신규 여객터미널(T2)에 이어 강남에도 잇달아 면세점을 개장했다. 그 결과 지난해 판매액 기준 3위(점유율 17.7%)로 면세업계 '빅3'로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초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일부 사업권을 잃으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지난해 4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이에 사업재편 일환으로 부산 면세점을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7월에는 강남점 영업을 종료한 상태다.

신세디에프가 기초체력 회복 이후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면세사업은 '규모의 경제'로 몸집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신세계디에프가 지난 10월 김해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이유다. 내년으로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에도 무게가 실린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매출 뿐만 아니라 홍보 효과가 탁월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세계 1위 면세점으로 연간 매출 2조원이 넘는 국내 면세업계의 핵심 사업지다.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하는 것만으로 매장 수와 브랜드 품목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객에게 면세점을 알릴 수 있는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공고가 나오면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입찰공고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관련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업 기회가 있으면 항상 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