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면서 최대주주인 (주)코오롱과 이웅렬 명예회장에게 손을 벌렸다. 거의 유일한 매출원인 '더블유스토어(W-store)'를 통해 벌어들이는 자금으로는 연구개발비 마련이 어려운 까닭이다.

2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7(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인보사는 무릎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제 형태의 바이오의약품으로 2019년 허가 당시(2017년)와 다른 성분이 발견돼 품목허가가 취소되고, 미국 임상 3상도 잠정 중단됐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이 재개되면서 최근 2년간 100억원대에 그쳤던 연구개발비가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만 해도 3분기까지 2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2019년(191억원) 및 지난해(157억원) 대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문제는 연구개발비 규모가 코오롱티슈진이 자체 매출 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점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100% 더블유스토어(W-store)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올 3분기까지 벌어들인 자금은 32억원에 불과하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 상장 당시 연구개발비로 2023년까지 총 154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까지 코오롱티슈진이 실제로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979억원이다. 계획대로라면 2023년까지 56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더 투입해야 한다.

미국 임상 3상은 오는 2023년 환자 투약을 마치고 추적조사 등을 포함하면 2025년에 완료할 예정이다. 따라서 2023년 이후에도 추가적인 연구개발비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연구개발비는 초반에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그렇게 크게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비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인 (주)코오롱과 이웅열 명예회장에게 손을 벌렸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일 35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10일 해당 자금을 납입 받았다. (주)코오롱이 59만6355주, 이 명예회장이 12만9145주를 배정받았으며, 1년간 보호예수하기로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이 임상을 진행하려면 자금을 조달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려면 결국 (주)코오롱한테 출자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최대주주인 (주)코오롱 외에도 계열사나 계열사 임원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62.03%나 되기 때문에 외부 스폰서가 들어오기도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복합유통사업부의 매출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거나 바이오사업부에 새로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 같은 자금 조달이 반복될 수도 있다. 바이오사업부가 보유한 바이오신약은 인보사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관련해서는 여러 방면으로 계획을 수립해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