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3년 만에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왕좌 자리를 차지하면서 내년에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예고된 IPO로만 보면 KB증권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총 21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공모금액 8조91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7건, 7726억원)과 비교하면 공모총액이 크게 증가했다. 상장주선 순위로는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KB증권(11개, 4억9248억원)과 공모총액 기준으로 2배 이상 격차를 벌린 압도적인 1위다.

이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기록한 1위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공모총액 5466억원으로 1위에 올랐지만 2019년과 2020년 각각 공모총액 2660억원, 7726억원을 나타내면서 순위가 미끄러졌다. 2019년에는 NH투자증권(1조3175억원), 한국투자증권(9442억원), 대신증권(2822억원), KB증권(2786억원)에 이어 5위를, 2020년에는 NH투자증권(2조1182억원), 한국투자증권(1조6874억원)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 주효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기업 중 공모금액이 1조원을 넘긴 대어급 IPO는 총 3건이다. 크래프톤은 공모금액 4조3098억원으로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공모 규모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59억원)와 현대중공업(1조800억원)도 조 단위의 대형 IPO였다. 공모 기업 수도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20건을 넘겼다.

관건은 내년에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지다. 우선 내년 첫 IPO 대어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대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5만7000~30만원이다. 이를 고려한 공모 예정 금액은 10조9225억~12조7500억원이다. 삼성생명이 세운 역대 최대 공모 금액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시가총액은 최대 70조2000억원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 서울지점이다. IPO 전통 강자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사는 공동주관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외에도 KB증권은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관사도 맡으면서 주관시장 1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원스토어와 현대오일뱅크는 예상 최대 몸값이 각각 2조원, 10조원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도 주요 IPO 주관사를 대거 차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 SSG닷컴, CJ올리브영, 쏘카 등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SSG닷컴의 몸값을 최대 약 10조원으로, CJ올리브영과 쏘카를 약 3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시장이 공모금액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흥행했지만 내년에도 시장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몸값이 수 조원에 이르는 초대어급 기업이 상장을 예고하면서 주관 순위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IPO가 연초보다는 연말에 몰리기 때문에 아직 주관 경쟁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며 "초대어급 기업을 얼마나 많이 주관하는 지가 순위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