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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이방인
이규창 금융부장
2022.01.05 08:24:01
디지털 혁신하려면 외부 전문가 소외시키는 기업문화부터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4일 08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금융부장]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는 낮에는 보험공사 직원으로, 밤에는 글쟁이로 살다가 결핵으로 젊은 나이에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카프카의 소설은 번역가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난해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행(?)은 문장 하나하나의 중의적 표현을 100% 이해하지 못해도, 카프카의 고독과 고뇌는 물론이고 때로는 지독한 괴로움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부유한 유대인 상인의 아들이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을까. 그는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보헤미아 지역(현 체코) 프라하에서 지냈다. 카프카는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게다가 사업을 물려받기 바라는 정열적인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아버지와 반대로 섬세하고 예민한 카프카는 스스로 고해(苦海)로 뛰어든 셈이다.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키워드도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벌써 수년째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올해 느껴지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토스뱅크가 출범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도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제 기존 금융사 앞마당까지 진출했다. 


특히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이 본격화된다. 정통 금융사들끼리도 고객 및 데이터 확보, 서비스 차별화, 융복합 상품 개발 및 출시 등을 놓고 조기 선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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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금융계의 맏형격인 은행은 오래 전에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IT 전문인력 영입에 열을 올려왔다. 거대한 은행의 자체 교육만으로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업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영입 인사들이 해당 금융사의 융숭한 대접에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적잖이 이탈하는 사례가 나온다. 이들은 한결같이 보수적이고 경직적인 금융사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서비스 메뉴 하나 빼는데도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해 미움 받기 일쑤다. 특정 사안에 고집을 부리면 '당신이 금융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라는 핀잔이 날아온다. 결국 견고한 금융사 조직문화에 이방인으로 겉돌다가 고연봉마저 포기하게 된다. 


IT사와 금융사의 합작법인 내에서도 이질적인 기업문화의 충돌이 비일비재하다. 물론 무조건 IT는 옳고 금융이 틀리다는 말은 아니다. 금융이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보니 금융사 스스로 경직된 방어 자세에 익숙한 영향일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했을까.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가 일상인 시대에서는 기업문화 역시 젊고 혁신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말처럼 기업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수장부터 변해야 한다. 회의진행 방식, 의사결정 구조, 인사 구조, 평가시스템 등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통째로 갈아 끼우지 않으면 금융사는 계속 이방인을 양산해낼 것이다. 유명 대학의 젊은 IT 수재들을 '입도선매'해도 마찬가지다.


인간 존재의 불안 등을 통찰한 '천재' 카프카는 많은 명저를 직장 밖에서, 또는 전업 작가 시절에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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