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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NFT 환경의 딜레마
이규연 기자
2022.01.11 08:16:12
탄소 배출 증가와 환경 보호 활용 양면성, 후자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영국인이 '감사합니다' 이메일을 하루에 1개만 덜 보내도 연간 1만6400톤 이상의 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 영국 오보에너지가 2019년 내놓은 연구 결과에서 주장한 말이다. 이메일이 메일함에 쌓이면서 저장된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 그만큼 데이터센터를 더 많이 지어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등 다수의 장비를 가동하는 곳이라 전력을 많이 쓴다. 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도 증가해 환경을 해친다는 것이다. 이메일 1통당 탄소 4g이 배출된다는 통계까지 나올 정도다.


다만 이메일 자체의 친환경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메일 분량만큼의 편지나 서류 등을 주고받고 보관한다면 그쪽의 자원 소모량이 더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메일은 이미 보편화된 만큼 불필요한 메일을 지우는 등의 대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불필요한 이메일은 삭제해 주세요' 문구를 앞세워 불필요한 메일 삭제 운동을 벌였다.  


NFT(대체불가토큰) 역시 환경에 있어 양면적 면모를 가진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유·무형의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값을 부여한 뒤 암호화된 '토큰'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큰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등을 기록해 원본임을 확인하는 증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인데도 희소성을 인정받아 가치가 높아지기 쉽다. 보유자의 소유권도 입증하기 쉬운 만큼 거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다만 NFT는 제작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기술이 폭넓게 쓰이는 만큼 전력 소모량도 막대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는 2월 NFT화된 디지털 아트 컬렉션을 600만달러(약 72억원)에 팔았는데 이와 관련해 환경 문제가 제기된 전례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터키 디지털 아티스트인 메모 아크텐이 만든 계산기 결과를 인용해 그라임스의 NFT 제작과 판매에 소모된 전력은 유럽연합(EU) 거주자의 33년 평균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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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NFT를 잘 활용하면 환경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전문 매체 BTC피어스는 지난해 500여종의 나비 그림으로 구성된 '나비 박물관' NFT를 소개하면서 "자연을 해치지 않고 누구나 나비를 채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배출권 거래에 NFT를 활용하자는 논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외 NFT 거래 플랫폼 '왁스'에서 실제로 탄소배출 저감 NFT가 판매되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방식을 기존의 작업증명(PoW)에서 전력 소모량이 훨씬 적은 지분증명(PoS)으로 바꾸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환경 문제를 둘러싼 NFT의 양면성은 게임업계에서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NFT를 활용한 P2E게임(돈 버는 게임)을 새로운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메이드가 NFT를 적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 뒤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냈다. 그 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도 NFT 기반의 P2E게임을 만들겠다고 잇달아 밝혔다. 이 게임들의 개발과 출시가 올해부터 사실상 본격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 상당수는 NFT와 P2E게임의 상업적 성공에만 주목할 뿐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수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껏해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지스타 기자간담회 당시 환경 문제를 질문받자 "내부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했지만 공부가 아직 덜 된 것은 맞다"고 대답한 정도다. 이를 제외하면 국내 게임사가 NFT로 초래될 환경 문제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국내 게임사들은 앞다퉈 ESG경영 강화를 추진해왔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지난해 ESG경영위원회를 만들었고 펄어비스와 컴투스도 ESG경영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그러나 환경 측면에서는 갈 길이 아직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해 상장기업들의 ESG경영을 평가한다. 여기서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상장 게임사 9곳은 환경 부문에서 A등급을 단 한 곳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게임사들이 ESG경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NFT에 수반되는 환경 문제의 대책 마련에 더욱 고심해야 할 필요가 커진다. 


환경을 신경 쓰지 않는 NFT는 향후 글로벌 공략 과정에서도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기업인 하이브는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NFT 굿즈(기획상품)를 선보였는데 국내외 팬덤에서 친환경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외 게임업계에서도 글로벌 게임사인 유비소프트는 게임 NFT 플랫폼 '쿼츠'를 발표했다가 관련 유튜브 영상에서 '싫어요' 세례를 받았는데 여기에도 환경 문제가 한몫을 했다. 


이메일은 국내에 막 도입되던 1990년대 후반에도 전력 소모 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결국 보편화에 성공했다. 이런 선례를 돌이켜보면 NFT 역시 어떤 식으로든 게임업계에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NFT가 보편화된다면 환경과 관련된 양면성 역시 이전보다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불필요한 이메일 삭제 운동'처럼 게임업계 역시 NFT의 친환경적 면모를 살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NFT를 향한 게임사들의 장밋빛 희망만큼 좋은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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