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테슬라는 서학개미가 가장 사랑하는 주식으로 불립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테슬라 사랑은 무척이나 뜨겁죠. 테슬라가 수많은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테슬라 하면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압도적인 성장성입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른 후 테슬라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그려왔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한 해에만 44.81% 상승했습니다. 기간을 길게 잡으면 상승률은 더 높아집니다. 테슬라는 2020년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2021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1일까지 약 2년간 1092.75% 상승했습니다. 단순 숫자로만 봐도 테슬라가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전기차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다는데, 테슬라는 여전히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죠. 도대체 테슬라의 어떤 점이 그렇게 대단하길래 전기차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걸까요? 비밀은 바로 테슬라의 뛰어난 생산 능력에 있습니다.

앞으로 생산 능력은 전기차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더욱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되겠죠. 이번 콘텐츠에서는 경쟁 기업을 압도하는 테슬라의 생산 능력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겠습니다.

◆ 시장을 놀라게 한 테슬라의 생산력

최근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지표는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인데요. 테슬라는 2021년에만 93만 6172대의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예상 수치였던 89만 7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 놀라운 실적의 밑바탕은 바로 테슬라의 탄탄한 생산 기반입니다. 설령 수요가 있다 해도 완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면 판매할 수도 없죠.

테슬라는 생산력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요. 테슬라는 올해 독일 베를린과 미국 오스틴 등 신규 공장 두 곳에서도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 상하이 기가팩토리 제조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1억 88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테슬라의 생산능력이 최대 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기차 기업 중에서 단연 괄목할 만한 생산능력입니다.

테슬라의 생산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경쟁 기업과 비교했을 때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을 먼저 볼까요? 리비안은 상장 후 첫 분기 보고서를 공개하며 2021년 생산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리비안의 2021년 생산 목표치는 1200대였는데, 실제 생산량은 여기에 수백 대 정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RJ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제약 요인으로 인해 오늘 받은 전기차 주문은 2023년에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죠. 동시에 향후 몇 달간 차량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모터스도 살펴볼까요? 루시드는 지난해 11월 차량 인도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모델은 초기 한정판인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으로, 520대가 우선 출고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양산 규모나 양산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피했습니다. 루시드 역시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우겠다고 공언했지만 2021년에는 수백 대를 생산한 정도에 그쳤어요. 리비안과 루시드 둘 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전기차 기업이지만 아직 생산능력에 있어서는 커다란 격차가 있습니다.

◆ 테슬라가 살아남은 이유

2021년은 전기차 기업, 더 나아가 자동차 기업에게 참 힘든 해였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생산을 위축시켰기 때문이에요. IHS마켓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3% 늘었으며, 2019년과 비교해서는 12% 줄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직 테슬라만 승승장구한 것입니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공급난에 허덕였는데, 어떻게 테슬라는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걸까요?

테슬라의 생산 라인이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테슬라가 차량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소프트웨어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생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소프트웨어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부분이 테슬라만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볼게요.

자체적으로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자 대체할 수 있는 칩을 사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전 차량에 대체 칩을 쓸 수 있도록 관련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바꿨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작년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대체 칩을 차량에 통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다시 작성했다"고 설명했어요. 막강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테슬라였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도 테슬라가 직접 부품을 만들며 반도체 공급업체와 소통해 칩 수량을 맞출 수 있었던 것에 더불어 이 역량을 테슬라의 우월한 점으로 꼽았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반도체 주원료인 웨이퍼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품귀 현상이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수록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남다른 대처 능력을 갖춘 테슬라가 주목받겠죠.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테슬라에 대해서는 다음 콘텐츠에서 더 자세히 다뤄볼게요.

◆ 앞으로는?

생산력은 이미 전기차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불리지만, 앞으로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수요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상황에서는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생산력을 가진 기업이 각광받기 마련입니다. 테슬라처럼 말이에요.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20년부터 향후 10년간 7조 달러 가량 성장할 전망입니다. 콜린 매케리처 블룸버그NEF 첨단교통부문 팀장은 "지금까지 전기 운송 부문의 성장은 놀라운 성공 사례"라며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밝다"며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는 시장의 밑바탕이 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환경 문제 때문입니다. 최근 기후 변화 대책이 세계적인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전기차에 스포트라이트가 모이고 있어요. 환경 문제에 경각심을 가진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닙니다. 각국 정부는 앞다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내놓는 등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기업에게 있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순풍이 불어오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누구보다 커다란 돛을 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