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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당국 판단은 누구 편일까
이진철 증권부장
2022.01.12 08:00:2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0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팍스넷뉴스 이진철 증권부장] "단순 점유율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보다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한 판단이었다."  "독과점 규제를 위해 국적기가 아닌 항공사에 노선을 재분배하는 것은 소비자 효용 및 국익에 부합하지 않다."


3년 가까이 기다려왔던 국내 조선사와 항공사의 대형 인수합병(M&A)이 거래 당사자가 아닌 경쟁당국에 의해 좌초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한 해당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새해 들어 수조원에 달하는 조선업과 항공업의 '빅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계 최대 관심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지난 연말부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반대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온 후 불허결정이 끝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수권 회수 후 재분배를 전제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칫 시너지 없는 합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당국의 조선업과 항공업 빅딜 '불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의 이유는 '독과점' 우려가 꼽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약 60%를 차지한다.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 후 LNG선박 가격을 인상할 경우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 등 유럽 선사들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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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7월 공정위를 시작으로 6개국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현재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의 승인을 받았다. EU가 불허결정을 내린다면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인 한국과 일본의 결정과 관계없이 양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심사 중인 공정위는 이들 대형항공사(FSC)가 점유해온 '알짜' 노선의 독과점이 쟁점이다. 미주·유럽 등과 같은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부분의 운수권을 갖고 있어 두 기업이 합병하면 큰 폭으로 점유율이 오르게 된다. 공정위가 운수권 회수 후 재분배를 전제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당국이 기업 인수합병을 심사하고 승인여부를 결정하는데 '독과점'을 따지는 것은 본연의 업무이자 소비자 후생을 위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상황을 보면 어렵사리 찾은 새 주인을 경쟁당국의 판단만으로 떠나보내는 일이 옳은 지 의문이다. 최근 조선업 수주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3000억원 내외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객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재무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단순 점유율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기엔 인수자의 부담과 리스크가 너무 크다.


수년간 끌어왔던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 찾기를 빨리 매듭짓는 것은 기업 생사는 물론 한국의 조선·항공 산업의 경쟁력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다. EU 경쟁당국의 반대 이유는 한국의 조선산업이 아닌 자신들 입장에서 유럽 해운사가 입을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을 꼽는다. 그동안 한국 조선사들의 출혈경쟁식 수주의 달콤함을 유럽 해운사가 누려왔던 것이 아닌 지 의심이 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운수권·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재분배가 이뤄진다면 당장 장거리 운항능력 대응이 어려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보다는 외국계 항공사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미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부실과 M&A 실패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를 떠나야 했던 것을 경험했다. 하루빨리 새 주인을 찾아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은 이곳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안정과 직결된다. 경쟁당국의 판단으로 누가 이익과 손해를 볼 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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