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상장폐지 문턱까지 내몰렸던 신라젠이 1년 정도의 개선기간을 거쳐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환골탈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신라젠의 운명은 오는 18일 결정될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짓는 기업심사위원회 개최가 18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라젠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지난해 12월 21일)한 이후 20영업일을 꽉 채운 날이기도 하다.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에 이어 11월 개선기간이 부여돼 1년 동안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래 재개 노력을 해왔다. 이들은 가장 먼저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업계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엠투엔은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핵심 계열사로는 대부업체인 리드코프를 보유하고 있다. 엠투엔과 리드코프를 이끌고 있는 서홍민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이다. 신라젠도 사실상 범 한화가로 편입된 셈이다. 바이오 기업으로 연구, 개발에 필요한 자본금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신라젠은 엠투엔을 최대주주로 맞이하면서 한층 더 수월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거래정지 상황에서도 신라젠은 바이오 기업 본연의 가치인 임상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집중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임상도 차질 없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신라젠은 최근 중국서 리스팜과 함께하는 흑색종 대상 임상의 첫 환자 투약을 마쳤고, 미국에선 리제네론과 진행 중인 신장암 임상도 2a상으로 원활히 전환됐다. 특히 신장암 임상의 경우 신라젠의 펙사벡과 리제네론의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를 병용 투여하게 되는데 반응률이 저조한 면역관문억제제(ICI)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어 기대감이 높다.

여기에 엠투엔이 신라젠 인수를 확정 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신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도 건재하다. SJ-600은 기존 항암 바이러스가 정맥으로 투여되는 경우 효능이 감소한다는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다. 항암 바이러스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로 전임상 이후 기술수출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신라젠은 추가 후보 물질도 도입할 예정이며 거래 재개 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코스닥 시장 매출 요건(30억원)도 충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은 올해 기술특례상장 6년차로 연매출 30억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신라젠은 인수 과정에서 마련한 자금을 통해 매출 요건을 갖춘 기업에 대해 M&A를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심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단일 파이프라인의 높은 의존도, 개인 최대주주, 취약한 매출 구조, 부족한 자본금 등 약점으로 지적돼 온 모든 부분을 모두 극복한 신라젠이 됐다"며 "지난 1년의 개선기간 동안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을 했고 앞으로 있을 기업심사위원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