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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언이 허언이 된 정몽규의 약속
권녕찬 기자
2022.01.18 08:42:13
실체없는 '재발 방지'만…환골탈태해야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녕찬 기자] "전사 차원에서 재발 방지대책을 새롭게 수립해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의 공언은 불과 7개월 만에 무너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6월 광주 학동재개발 붕괴 현장에 나타나 고개를 숙이며 이같이 약속했다. 하지만 1년도 안돼 대형 붕괴사고가 되풀이됐다. 


이번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서 정 회장은 전면에서 쏙 빠졌다. 지난 12일 현장을 찾아 경영진들과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개적으로 나서진 않았다. 지난해 6월 사고 당시 이튿날 곧바로 공개 사과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1명의 실종자가 시신으로 발견됐고 5명의 실종자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사고 경과 시점과 영하 속 추위를 감안할 때 생존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종자 가족들은 현산 측의 제대로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성토하고 있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사과문 발표와 함께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는다고 한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번에도 두루뭉술한 재발 방지 약속을 앵무새처럼 내놓을 것 같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사진=독자 제공

세계 9위의 건설강국으로 평가받는 오늘, 이 같은 대형 사고가 연거푸 두 번이나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건설업에서 꽤나 오래 짬밥을 먹은 사람들조차 이런 반복 사고는 기억에 안날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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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입장에서는 지난해 붕괴사고는 철거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이번 붕괴는 시공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 결이 같은 사고는 아니라고 항변할 지도 모를 일이다. 현산이 10대 건설사들과 비교해 산업재해 사망자수가 많은 편도 아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현산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자 수는 총 10명으로, 같은 기간 대우건설 34명, 포스코건설 28명, 현대건설 27명 등과 비교했을 때 적은 수치다. 2020년엔 사망사고 '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잇따라 발생한 붕괴 현장의 시공 책임이 모두 HDC현산에 있다는 점, 두 곳 모두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점, 불과 7개월 만에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 '부실시공'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실시공 이면에는 편법적인 재하도급이 이뤄졌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학동 참사에서 확인된 불법 재하도급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행해진 것이다. 정 회장이 약속한 재발 방지 약속이 허망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현산은 공교롭게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피하게 됐다. 해당 법이 오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탓이다. 정몽규 회장과 현산으로선 내심 안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복된 사고로 기업 이미지 추락, 브랜드 가치 하락,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 약화, 기업 신용도 저하, 이에 따른 실적 하락까지 현산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기업이 브랜드 신뢰도를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의 눈높이은 과거와 달리 매우 엄격해졌다. 환골탈태의 마인드로 임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지도 모른다. 현산은 전사적 재발방지에 방해가 되는 기존의 관행과 업무 문화, 이해관계 등과 정면으로 싸워 극복해야 한다. 무운(武運)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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