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ARIRANG ETF(상장지수펀드)의 리브랜딩에 시동을 걸고 있다. 경쟁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창성을 가진 테마에 방점을 둔 상품 출시 전략을 고안하고 있다. 순자산총액이 70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일로를 달리고 있는 국내 ETF 시장에서 입지가 줄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한화자산운용은 자사의 '한화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ETF'(이하 ARIRANG 희토류 ETF)의 상장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ARIRANG 희토류 ETF는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전략자원(희토류·코발트·리튬 등)과 연관된 해외 기업을 투자처로 삼는 ETF로, 미국 MVIS사의 'MVIS Glabal Rare Earth/Strategic Metals Index'를 벤치마크(BM)로 활용한다.

특히 ARIRANG 희토류 ETF는 한화운용과 MVIS사의 첫 번째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5월, 미국의 지수사업자인 MVIS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미국의 다양한 테마형 지수를 5년간 독점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ARIRANG 희토류 ETF는 한화자산운용뿐만 아니라 국내 운용업계에서도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희토류를 테마로 한 ETF가 증시에 입성한 건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인 것은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ARIRANG 희토류 ETF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미국 반에크(VanEck)자산운용사의 REMX(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가 세계 유일의 희토류 ETF였다.

이처럼 한화자산운용이 유니크 한 테마형 상품을 선보인 건, ARIRANG ETF 리브랜딩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화자산운용이 자사의 ETF 브랜드인 ARIRANG에 독창성을 입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한화자산운용은 향후 상품 출시 계획과 관련해 "투자 니즈가 있지만 마땅한 투자 수단이 없었던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으로 우주항공테마, 그린에너지와 같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끌어줄 유망 기술과 연관된 ETF를 선보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화자산운용이 ARIRANG ETF 리브랜딩에 착수한 건 '남들과 같아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2년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ETF는 지난해 순자산총액이 70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지만, 정작 한화자산운용의 입지는 줄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18년만 해도 한화자산운용의 ETF 운용자산(AUM)은 1조9895억원 규모로 업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치고 나가면서 현재 7위로 밀려난 상태다. 

지난 17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관련 AUM은 3조4697억원으로 한화자산운용(1조6904억원)의 2배에 달한다. ETF 트랙레코드가 3년에 불과한 NH-아문디자산운용(2조2350억원)과 키움투자자산운용(1조9350억원)에게도 추월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앞으로 국내 ETF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AUM 증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역량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