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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공정위 운수권 재분배 동의 못하는 이유
김진배 기자
2022.01.20 08:05:13
아시아나항공과 결합, 이달 21일 의견서 제출…"시너지 없고 현실성 떨어져"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5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운수권 재분배를 제시한 것을 두고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병 시 총 운수권이 줄어들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의미가 퇴색되고, 기업 간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최악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 운수권 재분배와 슬롯(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을 조건으로 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대한항공은 논의를 거쳐 오는 21일 해당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 운수권 재배분, 합병 시너지 효과 퇴색


대한항공은 운수권, 슬롯 재분배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합병으로 운수권과 슬롯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면, 항공사업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아서다.


운수권은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권리이며, 슬롯은 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이다. 운수권과 슬롯은 무형자산이지만, 항공사에겐 경쟁력을 입증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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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하면 여객 운임 편의성 확대, 서비스 고도화 등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메가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특히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부분의 운수권을 나눠 가지고 있는데, 양사가 통합할 경우 일부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100% 점유율을 갖게 된다. 이 경우 확보한 슬롯을 노선에 적절히 분배해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이 수년간 수천억대 순 적자에 시달려온 기업(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1조8000억원이라는 자금을 쏟아 붓는 이유다.


반면, 두 기업이 합병하면서 전체 운수권과 슬롯이 줄어든다면, 시너지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체 항공기 운행량은 줄어드는 반면, 고용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등 인수자인 대한항공이 가져가는 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너지가 나지 않는 기업결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면서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자금을 투입하고도 손해를 보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단순 기업결합을 넘어 항공사, 항공업계를 살리는 조치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면서 "공정위는 기업을 넘어 국내 항공산업을 살릴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LCC, 장거리 운항 능력 물음표... 중·대형 항공기 보유 쉽지 않아


운수권 재분배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수권을 활용할 수 있는 국내 항공사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노선을 비워두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항공정보포탈)

국내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FSC가 없다. 대부분이 중·단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다. LCC는 운항 거리가 짧은 사업 특성상 중·대형 항공기를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고, 보유했더라도 그 수가 적다.


LCC들이 향후 운수권 재분배를 고려해 항공기 도입을 위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이 2019년 노재팬 영향으로 수익이 크게 감소했고,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영향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미 자본잠식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겨우 자본잠식만 면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된 누적 순손실 금액만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순으로 각각 1814억원, 2161억원, 1247억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LCC가 실제 운항할 수 있는 노선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리하게 재분배를 결정 할 경우 운항하지 못하는 노선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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