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문래동4가 도시정비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문래동4가 지주협의회가 제기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정부와 법원, 지자체에서 조합설립추진위 설립이 적법하다는 해석과 판결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조합 출범 등 재개발사업 추진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는 지난 20일 문래동4가 토지소유자인 원고 9명이 영등포구청과 문래동4가 도시환경정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승인처분 취소 청구의 소'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원고는 지난해 2월 "조합설립추진위가 설립에 필요한 과반수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법령과 절차를 위반했다"며 "영등포구청의 조합설립추진위 승인 행정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법원에 항소했다.

지난해 1월 서울행정법원이 같은 내용의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원고는 불복했다. 당시 재판부는 영등포구청의 조합 설립 승인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3호는 추진위원회의 구성에 동의한 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을 취득한 자는 추진위원회의 구성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토지 등 소유자가 추진위원회에 동의서를 제출한 이후 승인 신청일 현재의 소유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였더라도 전 소유자가 제출한 동의서는 유효하다"고 판결 사유를 밝혔다.

항소심을 진행한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도 "원고가 1심에서 주장한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고 항소재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에서 승소한 문래동4개 재개발사업 조합설립추진위는 조합 설립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문래동4가 조시환경정비구역의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은 약 74%로 조합 설립조건(주민동의율 75%)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래동4가 도시환경정비구역은 2013년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초반부터 사업주체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조합방식을 주장하는 주민과 조합 없이 토지 등 소유자 방식을 주장하는 주민으로 나뉘어 오랜 시간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영등포구청이 2019년 5월 조합설립추진위 승인을 결정하면서 갈등이 누그러지는 듯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지주협의회가 두 차례 소송을 제기하면서 난항이 이어졌다. 조합설립추진위 승인 후 현재의 주민동의율을 달성하기까지 약 2년 6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영등포구청에 이어 조합설립추진위 승인의 적법성을 재차 확인했고 법원도 조합설립추진위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은 사실상 종결되고 있다. 

신길철 문래동4가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2021년 말까지 주민동의서 징구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이를 종결하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었다"며 "올해 창립총회와 조합설립 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래동4가 재개발사업은 문래동4가 23-6번지 일원에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와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철공소 등 공장이 다수 들어서 있고 대부분의 건물이 단층이라 낙후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 2호선 문래역과 도림천역, 신도림역 등 3개 역이 삼각형 구도로 둘러싸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문래초, 영문초, 문래중, 관악고 등 학군도 우수해 매력적인 입지조건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