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현대자동차가 작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외형과 내실의 동반 성장을 이뤄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등의 전략적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대자동차는 25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7조6106억원, 영업이익 6조6789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3.1% 늘며 창사이래 최대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78.9% 증가하며 2014년(7조5500억원) 이후 7년만에 최대 성과를 냈다.

현대차의 작년 판매량 역시 확대됐다. 현대차는 2021년 도매기준 389만726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9%(14만5726대)를 늘었다. 전체 판매 차종 중 SUV가 전년대비 4.1% 늘어난 47.3%를 차지하며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 SUV인 GV60, GV70, GV80까지 포함하면 전체 판매량 중 SUV 비중은 50.1%에 달한다.

현대차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하이브리드(HEV),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차 글로벌 판매량도 전년대비 16만3000대 늘어난 42만2000대를 달성했다. 2019년 19만2000대에 그쳤던 친환경차 판매량은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되며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 장기화 영향에도 SUV와 전기자동차, 제네시스 중심의 우호적인 판매 믹스 개선으로 매출과 이익이 동반 개선될 수 있었다"면서 "반도체 공급부족은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품목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2분기부터 점진적인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올해 판매목표 432.3만대…투자계획 9.2조 수립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 '코로나19' 여파의 점진적 개선과 반도체 수급 안정화가 예상됨에 따라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약화와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어려운 대외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출시 등을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확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자동차부문 생산 안정화를 기반으로 올해 연결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전년대비 13~14%, 영업이익률 목표를 5.5~6.5%로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도 도매기준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로 총 432만3000대로 작년보다 상향 조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은 ▲설비투자(CAPEX) 5조원 ▲연구개발(R&D) 투자 3조6000억원 ▲전략투자 6000억원 등 총 9조2000억원으로 수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투자를 올해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관련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