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최근 3개월간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SK그룹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그룹은 이 기간 16개의 신규 회사를 편입시키며 그룹 내 전체 계열사를 176개사로 늘렸다. 국내 71개 대규모 기업집단 중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3개월간(2021년 11월~2022년 1월) 대규모 기업집단(71개)의 소속회사가 2704개에서 2738개로 34개사가 늘었다고 3일 발표했다. 3개월 동안 신규 회사 설립과 지분 취득 등으로 112개사가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계열편입됐고, 흡수합병·지분매각 등으로 78개사가 계열에서 제외됐다.

대기업기업집단으로의 계열편입 수는 전년동기(2020년 11월~2021년 1월, 97개) 대비 15% 가량 늘어난 규모다. 공정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 발맞춘 환경 분야의 회사설립 인수 ▲문화 콘텐츠 및 온라인 서비스 분야에서의 사업개편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집단 내 동종 유사 사업계열사 간 흡수합병 등 세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계열편입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신규 편입 회사가 가장 많았던 곳은 SK그룹(16개)으로, 친환경 사업 강화에 따른 것이었다. SK그룹은 한국투자금융으로부터 폐기물 처리업체인 도시환경㈜ 등 3개사 지분을 인수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에코밴스㈜를 신규 설립했다. 이로써 SK그룹 소속 계열사는 이달 1일 기준 176개사에 달해 71개 대규모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것으로 집계됐다.

친환경 사업 강화와 관련해 태영그룹도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에너지 등 3개사의 지분을 취득했고, 이들 기업의 동일인 측 최대주주인 TSK코퍼레이션은 ㈜에코비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문화 콘텐츠 및 온라인 서비스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개편도 활발하게 나타났다. 카카오는 ㈜영화사집 등 영화제작사 2개사와 스튜디오좋(유) 등 광고대행사 3개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CJ그룹도 영화제작사 ㈜용필름의 지분을 취득했다. 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KT시즌을 물적분할하고, ㈜KT시즌미디어를 콘텐츠 제작사인 ㈜KT스튜디오지니에 흡수합병했다.

동종·유사 사업계열사 간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높이는 재편 움직임도 나타났다. 카카오는 게임개발업체인 ㈜에픽스튜디오 등 4개사를 ㈜HNC게임즈에, ㈜넵튠마스터를 ㈜넥스포츠에 각각 흡수합병했다. DL(옛 대림)그룹은 석유화학제품 판매사인 ㈜대림피앤피를 석유화학제품 제조사인 DL케미칼에 흡수합병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회사 및 이들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확대해 사익편취 등을 감시한다. 지난달 5일 기준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의 수는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기업 270개 △해당 회사가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 424개 등 총 694개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