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크래프톤이 NFT(대체불가토큰) 관련 기업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에 전체 80억원 규모를 지분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NFT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는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4일 이사회를 열어 서울옥션블루 주식 3만3591주(5.88%)를 10일 사들이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체 취득금액은 29억9994만원 규모, 취득방법은 현금취득(전환우선주식인수)이다. 

이번 전환우선주식인수 계약에는 우선매수권, 동반매도청구권, 매수청구권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크래프톤은 서울옥션블루의 이해관계인이 서울옥션블루 주식의 전부나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하려 할 때 대상 주식을 제3자보다 우선적으로 매수하거나 또는 보유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함께 매도할 권리 등을 보유하게 됐다. 

더불어 크래프톤은 서울옥션블루의 자회사인 엑스바이블루 주식 1만872주(11.11%)를 10일 취득하는 안건 역시 결의했다. 전체 취득금액은 49억9977만원 규모이고 취득방법은 서울옥션블루와 마찬가지로 현금취득(전환우선주식인수)이다. 이 전환우선주식인수 계약에도 우선매수권, 동반매수청구권, 매수청구권이 들어갔다.

크래프톤은 "서울옥션블루·엑스바이블루와 NFT에 관련된 파트너십을 확보하기 위해 두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옥션블루는 예술품 경매 기업인 서울옥션의 자회사로 2016년 설립된 이래 온라인 경매와 미술·문화 콘텐츠 사업을 수행해왔다. 

서울옥션블루는 2021년 6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손잡고 NFT 사업을 진행해왔다. 서울옥션블루가 미술 콘텐츠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담당한다. 이런 협업의 일환으로서 자회사 엑스바이블루가 운영하는 디지털 아트 NFT 경매플랫폼 '엑스엑스블루'를 2021년 11월에 선보였다. NFT가 적용된 예술품이나 명품을 엑스엑스블루를 통해 암호화폐 또는 원화로 경매하는 방식이다. 

크래프톤이 예술품 NFT 경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팍스넷뉴스와 통화에서 "NFT 사업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에서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 지분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NFT와 결합이 게임생태계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지난해 12월부터 블록체인과 NFT 관련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올해 1월에는 사내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토크'를 통해 NFT와 웹 3.0에 관련된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들이 NFT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만큼 크래프톤 역시 관련 시장에 빠르게 뛰어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크래프톤이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부진으로 주가 하락과 성장 둔화 우려 등에 휩싸인 상황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산하 독립스튜디오인 블루홀스튜디오를 통해 서울옥션블루·엑스바이블루와 첫 협업을 진행 중이다. 세 기업은 지난달 27일 NFT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메타버스 세계에 쓰일 수 있는 NFT 아바타 제작과 판매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대규모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서버 운영 기술과 차세대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아바타와 개인공간 관련 개발을 맡는다.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는 NFT 상품 기획과 프로모션, IP(지식재산권) 관리 등을 담당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는 "크래프톤은 NFT와 메타버스 등에 대한 집중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신사업에 결합하면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C2E(크리에이트 투 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블루홀스튜디오와 서울옥션블루, 엑스바이블루의 협업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사업 확장에 대한 구체적 내용도 계속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봉 서울옥션블루 대표이사는 "엑스엑스블루가 지닌 다양한 콘텐츠와 아티스트 IP가 NFT와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 및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엑스엑스블루는 지속가능한 예술 IP를 보유했고 이를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역량 있는 파트너와 함께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