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지난해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메타버스 새내기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막연한 기대감이 사라진 것이라는 입장과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단기 조정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코넥은 공모가의 2배인 2만6000원에 시초가를 결정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장초반 급등세를 보이다 하락 전환하며 시초가 대비 5.96% 내린 2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기록한 흥행에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스코넥은 지난달 13~14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725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9000~1만2000원)를 초과한 1만3000원에 확정했다. 이어진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 1751대 1, 증거금 6조3358억원을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스코넥은 2002년 설립된 기업으로 가상현실(VR) 게임사업, 확장현실(XR) 교육·훈련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VR 게임사업을 펼치고 있어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됐다.

스코넥 이외에도 지난해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히던 새내기주들은 초라한 주가를 기록 중이다. 작년 상장한 기업 중 메타버스 테마로 묶인 곳은 자이언트스텝, 맥스트, 디어유 등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상장한 공모주들 중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작년 말 기준 자이언트스탭은 공모가(1만1000원) 대비 1243% 오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특히 자이언트스텝은 메타버스 수혜를 가장 크게 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상장한 자이언트스텝은 시각특수효과(VFX) 기술 기반의 기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해 관련주로 주목 받았다. 상장 당일에도 시초가를 공모가(1만1000원)의 2배인 2만2000원에 결정했고 이후 상승하며 종가 2만8600원을 기록해 따상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증강현실(AR) 솔루션회사인 맥스트(335%)와 팬덤 플랫폼 업체 디어유(215%) 등도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안착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은 올 들어 34%(4일 종가 기준) 하락했고 맥스트는 35.57%, 디어유는 34.73%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 없이 기대감으로만 상승하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IPO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테마라고 다들 말 하지만 이렇다 할 사업적인 성과를 낸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며 "과거 제약, 바이오처럼 막연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것이 진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관련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 시작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 하락은 메타버스 산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르면 성장주와 가상자산을 포함한 전반적인 자산 시장의 조정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곽 연구원은 "여전히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관심 및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