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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오징어게임의 영토를 넓혀라
딜사이트 민석기 산업부장
2022.02.09 07:00:18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8일 0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출처=카카오)

[딜사이트 민석기 산업부장] 우리 동네에서는 그 놀이를 '오징어'라고 불렀다. 오징어를 닮은 그림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공격과 수비 두 편으로 나뉜다. 게임이 시작되면 선 안의 수비자는 두 발로, 선 밖의 공격자는 깽깽이 발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공격자가 기회를 노려 오징어의 허리를 가로지르면 두 발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걸 '암행어사'라고 불렀다.


최후의 전투를 할 준비가 되면 공격자들은 오징어의 입구로 모인다. 승리하기 위해선 공격자는 오징어 머리 위의 작은 선 안을 발로 찍어야 한다. 이 때 수비자에게 밀려 선을 밟거나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 그리고 결승점을 밟으면 '만세'라고 외친다. 그 순간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었다. 공전의 히트를 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도입부에 나오는 내레이션이다.


필자는 1970년대 후반 충남 당진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오징어가이상'으로 불린 오징어게임을 했던 추억이 많다. 그런데 되돌려 생각해 보면 오징어게임은 의외로 과격한 면모가 많았던 것 같다. 공수가 서로 밀고당기는 과정에서 바짓단이 뜯기거나 윗옷이 찢어지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났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어김 없이 그런 일이 생겼지만, 몸에 열이 펄펄 날 정도로 뛰어다녔던지라 추위도 잘 몰랐다.


크게 두 가지 경우인데, 첫째는 공격팀이 오징어 허리를 통과하려다 수비팀의 과격한 밀치기 방어로 일어난다.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모래에 쓸려 다치는 경우도 많고, 팔로 밀당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당기는 경우, 어깨나 팔꿈치가 탈구되는 불상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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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허리를 통과해 암행어사가 된 공격팀이 두 발로 쳐들어오는 막판이다. 이제는 양쪽이 똑같이 두 발의 자유를 지닌 채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수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금 밖으로 쫓아내려고 힘겨루는 과정에서 부상이 잦았다. 그런데도 옛날에는 오징어게임을 그다지 위험한 놀이로 인식하지 않고 다들 즐기는 분위기였다.


오징어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원리는 어찌 보면 기업인수·합병(M&A)이란 '총성 없는 전쟁'과 비슷하다. 기업들의 M&A 목적은 하나다. 기업 가치를 현재보다 더 높이는 것, 우리는 이를 시너지라고 부른다. 1+1은 2보다 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렇다고 M&A가 항상 좋은 결과만 낳는 것도 아니다. 시너지는 커녕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걸려 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그런 사례는 세계적으로 많다. 오징어게임처럼 공격을 치열하게 전개하다가 멋지게 성공할 수도 있고, 처절하게 실패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M&A다.


글로벌 시장에선 대형 M&A가 연초부터 연달아 터지고 있다. 일본 소니의 게임사업 부문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게임 개발사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3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회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업계 M&A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필자는 당시 뉴스를 보고 금액이 맞는지 계산기를 두들겨 보았을 정도로, 천문학적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M&A 규모는 5조8000억달러. 전년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7년의 사상 최대 기록인 4조5500억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IB업계는 올해도 M&A 풍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금리 인상이나 공급망, 인적 자원 확보 문제가 M&A에 지장을 줄 수 있지만 결국 경제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세계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M&A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봤다.


특히 전자상거래, 물류, 콘텐츠 전달, 소비자 인터페이스, 비즈니스 인프라 등이 우선순위에 오르고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도 가속화하는 것이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여행, 레저, 항공우주 부문은 올해까지는 M&A 가능성이 낮으나 올해 말로 갈수록 점차 업계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국내 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글로벌 M&A'를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탈의 논란에 연루될 때마다 안타까운 이유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면 큰 물로 가야 한다는 것, 카카오에 대한 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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