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사진)는 "올해는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달 말이나 내달까지는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업프론트) 900억원이 수령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상훈 대표는 8일 유튜브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최근 성사된 대규모 기술수출의 의미를 설명하고, 주요 연구개발 현황과 회사 비전 등을 공유했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12일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Sanofi)와 최대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20억원) 규모의 파킨슨병 항체치료제 'ABL301' 기술이전·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수령하는 업프론트는 7500만 달러(약 900억원), 단계별 기술료(milestone)은 최대 9억85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다.

이상훈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그랩바디-B의 가치를 검증 받고, 재무안정성을 얻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랩바디-B는 이번에 기술이전된 ABL301에 적용된 BBB 투과 이중항체 플랫폼이다. 뇌혈관장벽을 뜻하는 BBB는 평소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뇌질환에 걸렸을 때는 BBB에 가로막혀 치료물질이 거의 들어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뇌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을 개발 중인 다국적 제약사들은 BBB 투과 기술에 관심이 많다.

이중항체란 2개의 각각 다른 단독 항체들의 항원을 단백질 형태로 결합시킨 항체를 뜻한다. 단일항체와 달리 질병을 유발하는 2개의 인자를 동시에 목표로 삼는다. 예를 들어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항체를 만들면 면역력을 강화하면서도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이상훈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은 BBB 셔틀 플랫폼의 가치가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시장성·차별성 높은 파이프라인 확보로 글로벌 빅파마와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그랩바디-B 플랫폼의 기술력이 검증된 만큼, 파트너사별로 다양한 타깃을 조합해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 2곳이 지난해부터 그랩바디-B 기술이전을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와 협의해 왔으며, 실사도 마친 상태다. 아울러 그랩바디-T 기반의 파이프라인에서도 기술이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대표는 "사노피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제약사와는 물질이전계약(MTA)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외에도 2곳의 제약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에 대해 논의를 주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랩바디-T를 통해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지속적으로 논의한 지 1년이 된 만큼 기술이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업프론트 900억원은 늦어도 다음달에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 마일스톤 540억원도 연내에는 수령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도 100억원 이상 유입될 예정이니 만큼 올해 총 1540억원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대표는 "기술수출로 유입되는 현금 등으로 211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사노피와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기술이 노출됐다고 판단되는 만큼 해당 자금으로 차세대 그랩바디-B 개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말이나 2024년이 되면 그랩바디-T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과 새로운 타깃의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