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넥슨이 2년 연속 '매출 3조 클럽'에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2020년 실적이 좋았던 기저효과에 더해 지난해 신작이 많지 않았던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순이익은 크게 늘어났다. 매 분기마다 쌓아놓는 법인세 부담금이 자산으로 바뀐 점이 반영됐다. 일본법인이 사들인 비트코인의 평가이익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45억엔(약 2조8530억원), 영업이익 915억엔(약 9516억원)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2020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8% 각각 감소했다. 넥슨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기업이다. 

넥슨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활동 증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은 3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각각 넘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눈에 띄는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2020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넥슨이 2021년 11월 글로벌 정식 출시한 모바일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비교적 안정적인 흥행을 지키고 있다. 2021년 서비스 16년을 맞이한 '서든어택'도 확정형 보상인 '서든패스'를 바탕으로 2020년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렸다. '피파 온라인 4' 역시 여름과 겨울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2020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넥슨은 2021년 순이익 1149억엔(1조1943억원)을 올렸는데 2020년보다 104% 급증했다. 네오플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법인세 부담금이 자산으로 변경된 점이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넥슨이 지난해 4월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데 따른 평가이익도 포함됐다.

올해 넥슨은 신작을 다수 내놓으면서 실적 재도약을 노린다. 먼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3월 24일 내놓는다. 이 게임은 넥슨의 장수 IP인 '던전앤파이터'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게임이다. 다른 던전앤파이터 IP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듀얼' 역시 올해 출시가 예정됐다. 

콘솔 플랫폼 도전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올해 시장에 선보인다. 그밖에도 '아크 레이더스'와 '히트2', '커츠펠', '마비노기 모바일' 등이 올해 신작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는 "2021년은 주요 라이브 게임들의 꾸준한 흥행 속에서 대형 신규 IP(지식재산권)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했던 한 해였다"며 "2022년 자사 최고의 기대작들을 출시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게임 IP을 활용한 콘텐츠사업 다각화에도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 '넥슨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새로 꾸렸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올해 1월에는 '어벤져스' 시리즈 감독인 루소 형제가 창립한 영화제작사 AGBO에 4억달러(약 4792억원)를 투자했다.

올해 1월에 합작법인 YN C&S에 150억원을 출자하면서 이 기업이 의정부리듬시티에 '실감형 디지털미디어센터'를 조성하는 데도 참여하기로 했다. YN C&S는 넥슨과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등이 함께 세운 합작법인으로 미래형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