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노우진, 김나연 기자]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부문이 무엇일까요?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정보를 중앙 서버 한 곳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연결된 여러 컴퓨터에 저장하는 기술이어서 수많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해요. 결국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이 반도체 수요와 직결되는 셈이지요. NFT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상품 판매에 나이키 등과 같은 패션 대기업이 뛰어드는 등 블록체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증대되고 있어요. 이에 반도체 기업도 블록체인 맞춤형 상품에 주목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블록체인 칩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인텔의 소식으로 애프터마켓을 시작하도록 해요.

블록체인에 뛰어드는 인텔

무슨 일이지?

11일(현지시간) 인텔은 비트코인 채굴이나 NFT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칩을 출시한다고 밝혔어요. 이 칩의 이름은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이고, 2022년에 출고될 예정입니다. 인텔은 자사의 블록체인 칩이 가상자산 채굴에 보통 사용되는 그래픽카드보다 더 좋은 성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어요. 인텔의 라자 코두리(Raja Koduri) 이사는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는 주요 GPU보다 와트 당 1000배 나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텔은 이미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예요. 인텔은 트위터의 전 CEO 잭 도시가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블록(전 스퀘어)과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GRIID Infrastructure) 등이 이 칩을 예약 발주했다고 밝혔어요.

그래서?

인텔의 블록체인 칩 출시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 창구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어요. 엔비디아는 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 판매를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블록체인 기술은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하는데요. 전통적인 CPU 강자인 인텔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그래픽카드보다 높은 성능을 가진 블록체인 맞춤형 칩을 만들었다고 자신하고 있죠. 이미 수많은 선수들이 뛰어들어 있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또 이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는 경쟁사인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으로도 해석되는데요. 미국 1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의 자리를 뺏은 엔비디아는 인텔의 주요 사업 영역인 CPU를 만들겠다고 나선 바 있어요. 인텔은 이번 블록체인 칩 발표와 함께 그래픽 비즈니스 부문 안에 커스텀 컴퓨팅 유닛을 신설한다고 밝혔어요. 전담 팀을 신설하면서까지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고도화 경쟁에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주가는 어때?

11일(현지시간) 인텔의 종가는 47.63달러로 2.52% 하락 마감했어요. 그러나 장 마감 이후 블록체인 칩 출시가 발표되면서 애프터마켓에서 한때 주가가 49.2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어요.

나스닥에 따르면 인텔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보유'입니다. 평균 목표 주가는 55.11달러로, 15.70% 상승여력이 있다고 평가되고 있어요.

투자의 귀재가 주목한 리비안

무슨 일이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에 리비안 주식 1983만 5761주를 매입했습니다. 당시 주가로는 2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주가는 어때?

리비안 주가는 11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9.07% 하락한 58.8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전기차 종목들 역시 일제히 하락한 것을 감안해도 리비안의 낙폭은 두드러졌습니다.

리비안은 지난해 11월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반도체 공급난에 직격탄를 맞으며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악재가 겹쳤습니다. 리비안 주가는 상장부터 최근 마감한 11일 장까지 54.71% 하락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소로스가 리비안 주식을 매입한 것은 리비안 주가가 현재로선 고점이었던 셈이죠.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역시 리비안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한 투자라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리비안을 향해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어요.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15명의 애널리스트가 리비안 분석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중 11명이 매수를 권했으며 평균 목표 주가는 133.21달러입니다. 11일(현지시간) 주가를 기준으로 126.36%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죠. 가장 보수적인 관측을 내놓은 애널리스트의 목표 주가 역시 84달러로 최근 주가에 비하면 높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분석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나스는 "리비안 주가는 루시드보다도 더 저평가되어 있다"며 매수를 권했습니다. 그는 리비안이 올해나 내년 중 흑자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대량생산 능력이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으며 선주문 역시 상당하기 때문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분석했어요. 조나스는 이와 같은 낙관 전망을 토대로 "1년 안에 리비안 주가가 지금보다 150% 이상 폭등해 주당 147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지난해 12월 리비안의 목표주가를 13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마진이 높은 전기트럭 부문에서 리비안이 앞서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이유였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이매뉴얼 로스너 애널리스트 역시 130달러의 목표주가에 '매수' 의견을 내놨고 미즈호그룹의 조던 클라인도 목표주가를 145달러로 제시했어요. 전문가들이 전망한 대로 리비안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다시 '테슬라의 대항마'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주가 상승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테이크어웨이닷컴 CEO "그럽허브 안 팝니다"

무슨 일이지?

지츠 그론 테이크어웨이닷컴 CEO가 최근 한 네덜란드 TV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그럽허브(Grubhub) 매각 계획이 없음을 밝혔어요.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맥락을 살펴볼까요? 테이크어웨이닷컴은 2021년 6월 그럽허브를 73억 달러에 인수했어요. 그런데 이 대형 M&A가 테이크어웨이닷컴의 주가를 살리는 데에는 영 도움이 되지 않았죠. 2020년 10월 최고점을 찍은 이 기업의 주가는 현재까지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럽허브 인수 직후부터 일부 주주들은 그럽허브를 다시 팔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캣락(Cat Rock)은 지난해 10월 공개적으로 그럽허브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와 더불어 테이크어웨이닷컴은 미국 증시를 떠날 계획이에요. 비용 절감을 위해서죠. 테이크어웨이닷컴의 주식은 네덜란드와 영국에도 상장되어 있습니다.

주가는 어때?

테이크어웨이닷컴의 주가 흐름만 좋지 않은 게 아니에요. 경쟁사의 주가도 거의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도어대시와 테이크어웨이닷컴, 그리고 딜리버리 히어로의 주가는 최근 1년간 각각 55.22%, 68.65%, 57.77% 하락했어요.

세 회사의 매출은 모두 우상향입니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주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 회사 모두 적자 구간에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적자를 보는 테크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하방 압력이 거센데요, 이들도 이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CEO는 지난 2월 11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했는데요. 올해 이 세 회사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까지 더 떨어질지 지켜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