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고에서 평가위원의 자격요건은 높인 반면 모집기간은 대폭 줄여 지나치게 사업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구리도시공사가 최근 사업자 참가자격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 평가위원 자격까지 강화하면서 업계에서는 특정인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4일 부동산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구리도시공사는 다기능 주상복합 개발사업계획서를 평가할 심의위원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11일 후보자 공모를 실시했다. 

다기능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882번지 일대 대지면적 1만1138.5㎡(3370평)에 400세대의 주상복합건물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판교 대장동 사건' 이후 초과이익 환수 규정을 적용한 첫 번째 민관 공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구리도시공사는 지난달 이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 데 이어 최근 민간사업자의 개발계획을 심의할 평가위원 모집에 나섰다. 모집 전문분야는 ▲건축계획 ▲부동산개발 ▲홍보·마케팅 ▲재무·회계 등이다. 

자격요건을 살펴보면 민간의 경우 2가지다. 4년제 대학 관련학과 정교수 이상이거나 해당분야 박사학위 또는 기술사 등 자격 소지자로서 관련분야 경력이 20년 이상인자만 지원 가능하다.

이는 구리도시공사가 과거에 진행했던 민·관 합동개발사업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지원자격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0년 추진한 구리 랜드마크타워 사업의 경우 민간 평가위원은 4년제 대학 부교수 이상이거나 관련분야 경력이 10년 이상이면 지원 가능했다. 유사한 민·관 합동개발사업인데 지원자격이 두 배로 높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모집인재 풀이 한정적으로 좁아진다"며 "오랫동안 공모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이렇게 자격이 엄격한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민간과 다르게 공공 신청자의 경우 반대로 자격요건이 완화됐다.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자격요건은 최근 구리 랜드마크타워 사업과 비교하면 문턱이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지침의 일관성이 없어 더욱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과거에는 모집기간이 영업일 기준 5일이었지만 이번에는 단 이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면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지원하기 힘들 정도"라며 "참으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모집인원 역시 과거 구리 랜드마크타워 사업의 경우 분야별로 명확하게 구분해 총 9명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집인원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특정인이나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구리도시공사는 지난달 민간사업자 선정 공모를 진행하면서 '최근 3년 이내 민·관 합동개발 사업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금융주간 실적'이 있는 자로 참여자격을 제한했다. 이는 폭넓은 경쟁을 제한해 사업이익을 저해하는 등 공모 사업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리도시공사는 이번 평가위원 후보자 자격강화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리도시공사 개발사업관리팀 조우석 팀장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