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서울 여의도 IFC(SIFC) 인수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선 이마트의 현금동원력에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물의 몸값은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는 데 반해 신세계프라퍼티나 모회사인 이마트의 재무 컨디션은 과거에 비해 악화된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IFC 소유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최근 해당 자산을 매물로 내놓고 지난 14일에 본입찰을 진행했다.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포함된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 ▲코람코자산신탁 ▲ARA코리아 ▲마스턴투자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지스-신세계 연합이 SIFC를 손에 쥘 경우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금 다수를 조달하고 신세계프라퍼티는 SI(전략적 투자자)로 지분을 일부 확보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SIFC에는 사무시설을 포함해 리테일몰, 호텔 등도 있는 터라 관련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신세계그룹과의 궁합이 좋은 편이다.

문제는 실제 딜(Deal)이 성사될 경우 이마트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SIFC 예비 인수자에는 신세계스타필드가 이름을 올렸지만 이곳은 2020년 말 기준 순차입금이 6911억원에 달하고 자회사들에 현금을 지속 수혈해주고 있는 까닭에 단독 투자가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SIFC 지분 취득에는 사실상 이마트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곳 역시 곳간사정이 예년만 못한 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인수대금 납입, 스타벅스커피코리아(현 SCK컴퍼니) 잔여지분 인수를 위해 1년새 3조원 가량의 외부자금을 조달했다. 이로 인해 이마트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을 2011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100%(102.6%)를 넘어섰다. 여기에 이마트는 올해 대형마트사업에 연간 영업현금흐름에 버금가는 755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CAPEX)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자체사업 만으로도 부채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마트의 확장정책은 신용평가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급격한 부채확대로 회사가 '건전성악화→신용등급 하락→실적·재무부담 가중→건전성악화→신용등급 하락'이란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실제 한국기업평가 측은 지난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W컨셉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지분 매입,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에 따른 투자부담 확대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SIFC가 낮은 공실률 덕에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데다 신세계와의 시너지 기대감이 큰 만큼 이마트에 효자역할을 톡톡히 할 거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브룩필드자산운용 아래에 있는 SIFC 운영법인 5곳(사무동 3곳, 호텔·리테일몰 1곳씩)의 2020년 합산 영업이익은 118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코로나19 타격을 받기 전에는 1303억원을 기록할 만큼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 측은 SIFC 인수와 관련해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본입찰 여부 및 투자규모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