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ETF(상장지수펀드)가 연초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략자원과 수소 등 아직 글로벌에서도 일반화되지 않은 테마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화자산운용은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ETF를 코스피에 선보였다.
미국 MVIS사의 블루스타하이드로젠&넥스트젠퓨어셀인덱스(BlueStar Hydrogen and NextGen Fuel Cell Index)를 추종하는 해당 ETF는 ▲플러그파워(Plug Power) ▲넬(NEL ASA) ▲발라드 파워 시스템(Ballard Power System) 등 수소와 연관성이 높은 글로벌 기업 25~30개를 투자처로 삼는다. 탄소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Net Zero)가 글로벌 어젠다로 부각됨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와 관련된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SK증권에 따르면 수소 자원의 글로벌 소비량은 2015년 8EJ(엑사줄‧1EJ=석유 1억7000만 배럴의 에너지량)에서 2016년 10EJ, 2030년 14EJ, 2040년 28EJ, 2050년 78EJ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의 등장이 각별한 건 해당 ETF를 통해 한국이 세계 4번째 수소 관련 ETF 보유국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수소 ETF를 증시에 선보인 국가는 3개(미국‧호주‧영국) 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이 가장 많은 3개(Defiance Next Gen H2 ETF‧Global X Hydrogen ETF‧Direxion Hydrogen ETF)를 보유하고 있다.
또 영국과 홍콩에서 각각 2개(Vaneck Vectors Hydrogen Econom‧L&G Hydrogen Economy UCITS ETF)와 1개(ETFS Hydrogen ETF)가 상장해있다. 이들 ETF 대부분이 지난해 2~3월에 등장했을 만큼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의 출시는 국제적으로도 선제적인 편에 속한다.
이처럼 한화운용이 아직 국제적으로 생소한 수소를 테마로 삼은 ETF를 선보인 건 '차별화'를 ETF 전략 키워드로 내세운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9월 기존 운용팀에서 사업본부로 격상된 한화운용의 ETF 조직을 이끌고 있는 김성훈 본부장은 "투자 니즈가 있지만 마땅한 비히클이 없어 고민하는 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오고 있다.
지난달 ETF사업본부의 첫 결과물로 '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 ETF'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차, 2차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산업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희토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해당 ETF는 세계 두 번째 희토류 ETF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희토류를 테마로 한 ETF는 2010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에크(VanEck)자산운용사의 REMX(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가 유일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희토류와 수소에 이어 한화운용의 ARIRANG이 국내 1호 우주항공 ETF타이틀을 거머쥘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우주항공 산업은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등이 뛰어들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다.
김 본부장은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희토류, 수소 테마 다음으로 우주항공과 그린에너지 등 미래 유망 기술과 관련된 ETF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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