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실명계좌는 확보했지만 아직까지 고팍스에게는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원화마켓 종료 이후 벌어져 버린 4대 거래소와의 거래량 격차와 당장 코앞으로 닥친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등이다. 또한 새로 원화 계좌를 개설하게 될 전북은행이 '지방은행'이라는 점도 새로운 사용자 유입에 다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5개월간 원화 마켓 운영 중단으로 잃어버린 거래량이다. 원화 마켓 종료 전까지 국내 거래소의 전체 거래액 중 고팍스의 점유율은 0.5%수준으로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0.21%)보다 많았다. 

그러나 약 5개월간 원화 마켓 공백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고팍스의 일일 거래량은 지난해 9월 400억원 수준에서 원화 마켓 종료 직후인 10월부터는 40억원까지 내려갔다. 16일 기준 고팍스 일일 거래량은 63억원, 코빗은 118억원, 빗썸 1조2000억원, 업비트 3조5000억원 수준이다. 

다른 4대 거래소에 비해 반년 정도 뒤쳐진 만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춘 서비스 개발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 2020년부터 거래소들의 디파이 편입 열풍에 맞춰 자체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를 선보여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특금법 시행과 더불어 실명계좌 발급이 늦춰지며 여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고파이 운영을 중단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유치하더라도, 신규 가입을 고려하는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실명계좌 계약 은행이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이라는 점도 다소 껄끄러운 부분이다. 

전북은행은 점포수부터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적어 신규 오프라인 개좌 개설시 불편함이 존재한다. 전북은행과 고팍스가 비대면 계좌 개설 계약을 맺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비대면 계좌개설이 어려울 경우 진입 장벽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이체는 완전히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전북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역량과 서비스 안정성에서 의구심이 존재한다. 

4대 거래소 관계자는 "빗썸, 코인원, 코빗은 신한은행과 농협이라는 전국단위 은행이지만, 전북은행은 지방은행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라며 "그 부분을 어떻게 원만하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고팍스 이용자들이 늘어날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 전했다. 

가장 급한 것은 내달부터 시행되는 트래블룰 솔루션 준비다. 트래블룰은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부여된 의무로, 가상자산 전송시 고객 이름과 받는 자 주소 등을 수집해야 하며 시스템 구축 기한은 다음달 25일까지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트래블룰 솔루션 구축은 크게 두 개 협의체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고팍스는 업비트, 한빗코, 프로비트 등이 속한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에 참여해 트래블룰 구축을 준비 중이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은 트래블룰 합작법인 CODE를 설립해 트래블룰 구축에 대비한다.

고팍스 관계자는 "양 사가 구축을 위한 협약은 완료됐지만 아직 실효성있는 데이터를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남은 기간 내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인원, 빗썸과 같이) 트래블룰 준비를 위해 외부지갑 출금을 막는 등 계획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