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씨젠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졌다. 연구개발비를 3배 늘리고 임직원 수를 2배 늘리는 등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씨젠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6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고 1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708억원으로 21.8% 늘고 순이익은 5376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씨젠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재확산되며 진단시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매출 4100억원, 영업이익 199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7%, 9% 상회하는 수치다.

비코로나(Non-Covid) 제품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자궁경부암(HPV), 성매개감염증(STI), 여타 호흡기질환 등 비코로나(Non-Covid) 진단시약의 매출이 2020년 대비 33% 증가했다. 진단장비도 지난 한 해 추출 장비 854대, 증폭 장비 1414대를 추가로 판매했다. 전 세계에 누적 기준으로 추출 장비 2314대, 증폭 장비 4849대를 설치했다. 씨젠 관계자는 "이는 향후 씨젠의 다양한 진단시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힘으로써 영업을 확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씨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지만 지난 2020년 6762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등 미래에 대비한 전략적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씨젠은 지난해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약 75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바이오, IT 등 미래 핵심분야의 우수인재 영입에도 힘써 지난달 말 임직원 수가 1100여 명으로 지난 2020년 말보다 약 2배 증가했다.

천종윤 대표는 이러한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씨젠을 분자진단 기업에서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씨젠은 진단시약 개발 방식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고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제공함으로써 인간은 물론 동물, 식물, 식품 등으로 진단시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로 씨젠은 지난 한 해 자체적인 장비 포트폴리오 확장과 함께 추출시약과 올리고(Oligonucleotide), 효소(Enzyme) 등 핵심 원재료의 내재화에서 성과를 거뒀다.

김범준 씨젠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량·신속 검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씨젠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시킨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와 다른 호흡기질환 동시진단 제품 등 신드로믹 기반의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고, HPV, STI 등 비코로나(Non-Covid) 진단시약에 대한 전략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코로나19의 엔데믹화 이후 상황에도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씨젠은 전 세계 최대 분자진단 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보유 중인 자금을 활용해 씨젠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