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경영권 분쟁을 재차 예고한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20주기를 맞아 경영복귀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21일 경영에 복귀해 금호석유화학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선친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20주기를 맞아 "금호석유화학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각계의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의 경영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지만 아직은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선친의 경영철학인 의(義)를 실천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경영자로 복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지난해까지 금호석유화학에서 상무직을 맡아 왔으나, 같은 해 5월 해임됐다. 박 전 상무의 해임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해외 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의거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은 2020년 금호그룹 인사 이후 시작됐다. 당시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은 금호석유화학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고 박 전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해당 인사를 두고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이 경영권을 박 전무에게 넘기려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반기를 들었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지난해 1월 박찬구 회장과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3월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진입을 시도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려 했으나 표 대결에서 밀리며 완패한 바 있다.

올해도 경영권 분쟁이 재현될 전망이다.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 전 상무가 다시 한 번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박 전 상무는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한 바 있고, 현재 주주명부를 확보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가 이번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우호지분을 확보하거나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박 전 상무는 개인으로는 금호석유화학 최대주주지만, 우호지분이 더해지면 박찬구 회장에게 보유 비율이 밀린다. 박 전 상무와 특별관계를 형성해 보유한 지분은 총 10.16%이다. 이에 비해 박찬구 회장측은 특별관계자 보유 지분이 박준경 부사장 지분 7.21%를 포함해 총 15%로 지분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