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내달 국내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응답률55.3%)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3월 BSI 전망치가 102.1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BSI가 기준선인 100 위로 반등한 것은 지난해 12월(100.3) 이후 3개월 만이다.

기업의 경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돌아선 데 대해 전경련은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잇달아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해제·완화함에 따라 국내 상품의 대외수요 증가 및 수출 탄력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달 기준 미국은 뉴욕 등 6개 주 전역에서 마스크 의무착용을 폐지했고, 영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과 백신패스를 폐지했다. 프랑스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도록 했다.

또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진단키트 등 의료용품 수요 급증에 따라 의약품 BSI 전망치(133.3)가 크게 상승한 것도 전체 BSI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전경련 측은 분석했다. 케어인사이트 패널조사에 따르면 이달 첫 주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5942.7% 늘었다. 이에 의약품 BSI는 1월 100, 2월 80에서 3월 133.3으로 급증했다.

부문별 BSI 전망치를 살펴보면 △내수(104.2) △수출(104.2) △투자(101.8) △고용(104.5) 등 4개 분야가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반면 자금사정(100)은 기준선에 걸쳤고, 채산성(99.1)과 재고(101.2)는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경우 부정적 답변(과잉재고)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채산성 전망치도 작년 6월부터 9개월째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의 영향으로 올해 원유 가격이 연초 대비 급증했고,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로 석유정제 및 화학 업종의 3월 BSI 전망치(88.5)가 기준선을 크게 밑돌았다고 밝혔다.

제조업과 비제조업간 경기전망도 다르게 나타났다. 제조업의 3월 BSI(104.5)는 수출 호조 기대감으로 경기전망이 낙관적이었지만, 비제조업은 99.3으로 여전히 경기전망이 부진했다. 전경련은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언제 정점에 진입할지 불확실하다보니 대면 서비스 업종인 여가·숙박 및 외식(66.7)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번달 경기전망이 낙관적이라고는 하나, 국제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 우려로 기업경영의 시계가 매우 불투명하다"며 "유사시를 대비한 원유 등 핵심 원자재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은 물론, 수입관세 인하 등으로 기업 채산성 악영향을 완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