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18일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38만2513주를 발행하며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다. 발행된 신주 전부는 재무적투자자(FI)인 제이씨지아이(JC Growth Investment) 측에서 이달 25일 인수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번 투자유치 이후 티빙의 기업가치가 2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는 작년 7월경 평가된 기업가치 3500억원 대비 471% 급등한 수치다. OTT 업계에서는 티빙의 연이은 투자유치 성공이 기업가치 성장을 이끈 핵심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티빙은 작년 6월 30일 네이버로부터 400억원, 같은해 10월 13일 CJ ENM, JTBC, 네이버 등 주주로부터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금을 끌어모았다. 최근 2500억원까지 합하면 무려 4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티빙 측은 유상증자 자체가 기업가치를 상승시켰다기보다는 자체 오리지날 콘텐츠의 본질적인 경쟁력 제고가 기업가치 향상을 이끈 것은 물론이고 투자유치에도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티빙 관계자는 "미디어 플랫폼의 특성상 콘텐츠에 대한 가치평가가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로 이어진다"며 "선후를 따진다면 유상증자를 해서 기업가치가 오른 것이 아니라 콘텐츠 가치가 먼저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을 비롯한 국내 OTT 기업들이 작년부터 공격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함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팽창하는 흐름에 기대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티빙과 웨이브 등이 경쟁적인 유상증자로 자금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영향력의 확장을 생각한다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로 도약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OTT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공격적 투자로 적자를 보고는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요소가 있다고 분석한다. 유상증자에서 비롯되는 주식가치 희석보다 기업의 성장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의미다. 키움증권 이남수 연구원은 "작년 기준 200만명 이상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와 네이버 멤버십 제휴를 통해 유료 가입자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네이버 멤버십의 콘텐츠 제한으로 업셀링 포인트가 생기며 미디어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에 투자받은 자금은 플랫폼 가치 확대에 쓰일 것"이라며 "양질의 오리지날 K-콘텐츠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