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DB금융투자가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주가 흐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회사 상장으로 기업공개(IPO) 주관업무는 마무리했으나 보유주식 처분 시점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를 유지할 경우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16.67% 상승한 2만5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첫날과 달리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공모가(2만8000원)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며 향후 주가 흐름에 우려를 낳고 있다.

DB금융투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상장주선인 자격으로 바이오에프디엔씨 주식 3만5714주(약 10억원)를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공모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미납입분 11만2960주(약 31억원)가 발생, 이를 전액 인수하며 보유주식 처분 부담이 증가한 상태다. 만일 주가 흐름이 공모가 이하로 유지될 경우 DB금융투자의 손실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최근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심(투자심리)이 얼어붙은 점을 들어 DB금융투자의 투자 손실을 우려한다. DB금융투자가 바이오에프디엔씨의 비교기업으로 제시한 바이오니아·쎌바이오텍·휴메딕스 등 3곳은 현재 주가가 연초 대비 30~40%가량 하락하는 등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바이오에프디엔씨의 기업가치도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B금융투자는 바이오에프디엔씨의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2023년 추정 순이익의 현재가 148억원에 비교기업 3곳(바이오니아·쎌바이오텍·휴메딕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8.85배를 적용했다.

그러나 바이오에프디엔씨의 2019~2020년 순이익은 각각 25억원, 2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추정 순이익도 26억원으로 성장 폭이 크지 않다. 회사 주력사업인 식물 세포 플랫폼이 유망한 사업 분야로 평가받고 있으나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파격적인 성장 폭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비교기업인 바이오니아의 주력 사업이 진단키트 제조·판매로 바이오에프디엔씨와의 사업 연관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비교기업 선정 당시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판매량 증가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에프디엔씨와의 비교기업 선정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DB금융투자는 평가가액 3만6427원에 할인율 20.39~36.86%를 반영했다. 이 역시 2019년 이후 상장한 기술성장기업 평균 할인율(26.84~38.42%)보다 낮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에 결정했다. 기업가치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B금융투자가 바이오에프디엔씨의 IPO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나 기관투자자 미납입분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며 "향후 처분해야 하는 보유주식 수가 급증해 어느 회사보다 주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