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금양인터내셔날(금양인터)의 기업가치 5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와인수입사가 없어 금양인터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눈길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주류업체 주가수익비율(PER)을 대입해 산정한 금액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양인터가 내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5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주를 20%가량 모집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금양인터의 공모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와인수입사는 없다. 금양인터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통상 기업가치 산정 시 동종업계 기업 PER 배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멀티플 등을 비교해 금액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금양인터의 가치 산정을 두고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교기업이 모호한 경우 정확한 금액 산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금양인터는 주류회사 성격과 수입사 성격을 모두 갖고 있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류업체, 무역업체를 비교 기업으로 삼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감가상각이 많지 않은 사업이기 때문에 EV/EBITDA보다는 PER 배수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양인터의 2020년 순이익은 115억원이다. 이를 추정 기업가치인 5000억원에 대입하면 이 회사의 PER 배수는 43배가 된다. 다만 지난해 와인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돼 순이익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돼 실질적인 PER 배수는 20~30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금양인터는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밝히진 않았으나 매출은 15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류회사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지난해 실적 기준 PER 배수는 각각 29배와 13배였다. 무역회사인 포스코 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은 각각 7배, 3배, 6배다. 두 업계의 PER 배수 차이가 상당하다. 

금양인터의 기업가치(5000억원)는 주류 회사들의 PER 배수를 활용해 추산된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모두 와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지수가 활용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컨스텔레이션 브랜드(135배), 빈티지 와인 에스테이츠(36배) 등 해외 와인 유통사와 PER 배수 비교도 가능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지수가 국내 기업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고, 사업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비교 기업으로 선정될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위 관계자는 "해외 와인 유통사들도 비교 기업으로 선정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이들의 지수가 국내 기업에 비해 현저히 높고, 영위하는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