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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스트·전북은행이 고팍스와 밀월하는 까닭
김건우, 장동윤, 정혜민 기자
2022.03.03 17:40:18
KB인베, 희귀한 원화거래소에 100억 투자
전북은행, 젊은세대 고객확보·높은 수수료
약점은 1%미만 점유율…극복 키는 '이체 한도 확대'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2일 10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건우, 장동윤, 정혜민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전북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한 데 이어 KB인베스트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벤처업계에서는 고팍스의 원화마켓 진입 가능성과 오랜 기간에 걸쳐 증명된 기술력 등이 이번 투자의 근거가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고팍스의 내재가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기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중심의 점유율 구조를 뒤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공고한 4대 거래소의 거래량 점유율...고팍스의 현 위치


28일 가상자산 추적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4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고팍스의 24시간 누적 거래량은 △업비트 4821조1192억원 △빗썸 1349조336억원 △코인원 240조940억원 △코빗 16조8816억원 △고팍스 4조3163억원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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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5개 거래소를 모집단으로 하는 점유율 개념으로 환산할 경우 △업비트 74.96% △빗썸 20.97% △코인원 3.73% △코빗 0.26% △고팍스 0.07%의 비중으로 나타난다. 업비트와 빗썸 양대 거래소가 전체 거래량 점유율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양상이다. 고팍스는 코빗과도 4배 정도의 거래량 차이가 난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수익구조 특성상 거래대금수수료가 사실상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량 점유율 차이는 본질적인 수익규모의 격차를 의미한다.


그간 차기 원화마켓사업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며 업계 5위로 평가받던 고팍스지만 '4대 거래소'와의 실질적인 수익 격차는 막대하다. 고팍스 입장에서는 원화마켓 사업자로 인가받더라도 '제로섬' 구조의 수수료 시장에서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점유율 구도를 깰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실명계좌 터준 전북銀, 100억 투자 KB인베...뭘 보고?


이 가운데 최근 전북은행과 KB인베스트먼트가 고팍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전북은행 측은 이번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계약 체결'의 배경을 두고 고팍스와의 이해관계가 맞물렸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원화마켓 재개가 시급한 고팍스 만큼이나 전북은행 역시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최근 카카오뱅크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 등 업종 차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전북은행으로서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매출 창구도 기대할 수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고팍스를 이용하는 MZ세대 등 다양한 연령의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전통적인 이자 수익 외에도 거래소를 통한 출금 수수료 수익 등이 증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100억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벤처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시장규모 대비 적은 '원화 거래소' ▲고팍스의 뛰어난 기술력을 손꼽았다.


현재 코인거래소 시장은 핵심 플레이어의 수가 4대 거래소로 한정된다. 코인마켓을 운영하는 거래소들은 많지만 원화마켓을 영위할 수 있는 핵심 거래소는 시장 규모를 고려할 경우 매우 적은 편이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고팍스가 원화 거래를 재개하고, 충분한 마케팅만 뒷받침된다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4대 거래소에 뒤지지 않는 높은 기술력 역시 고팍스 투자의 근거가 됐다. 고팍스는 자금세탁방지체계를 비롯한 각종 보안 기술에 있어서 뛰어남을 입증해 왔다. 실제 고팍스는 지난 2017년 이후 해킹과 보안사고를 한 건도 겪지 않았다.


이외에도 벤처투자업계는 고팍스의 성장 동력으로 ▲2015년부터 이어져온 1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확보한 고객층 ▲엄격한 컴플라이언스를 바탕으로 한 제도권 진입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 이준행 대표의 '맨파워' 등을 언급했다.


◆ 4대 거래소 "점유율 확장은 어려울 것, 가입 편의성과 한도제한이 쟁점"


다만 '내재가치'에 대한 긍정평가와는 별개로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고팍스가 기존 4대 거래소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그 입지를 넓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대 거래소가 모두 실명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팍스-전북은행의 연계가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업비트는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를 통해 비대면 환경에서 한도제한 없는 계좌개설이 가능해 타 거래소 대비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다. 다른 거래소의 경우 비대면 계좌개설은 가능하나 한도제한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영업점을 방문해야한다.


전북은행은 특히 영업점과의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거래소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은행은 서울에 불과 10개의 오프라인 지점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은행의 비대면 이체 한도가 100만원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전북은행이 한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계들로 인해 고팍스의 기업가치 성장 역시 일정 정도 제약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고팍스가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500억원이지만, 본질적인 경쟁력이 주요 거래소를 상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몸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령 과거 기업가치를 4조로 평가받은 빗썸의 경우 국내 거래량 점유율이 20% 수준에 달한다. 결국 고팍스는 기대수익률이 빗썸과 20배가 넘는 차이가 나는 상황임에도, 몸값은 10분의 1 수준으로 고평가를 받는 셈이다. 당장 바로 위에 있는 코빗조차 넘어서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고팍스와 비슷한 수준에 있는 코빗이 SK스퀘어에게 투자 받을 때 3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며 "코빗은 SK스퀘어, 넥슨 두 거대 기업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고팍스가 코빗의 기업가치를 넘어서는 수준이 되지는 않을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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