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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ELB에 삼성전자 품은 이유
김건우 기자
2022.03.03 14:29:50
230억 규모 ELB공모에 삼성전자 보통주 편입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의 공모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ELB는 주로 지수가 편입되는데, 단일 종목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보통주가 편입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보통주의 변동성이 KOSPI200 대비 더 높은 측면이 있어 이를 기초자산으로 지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300억원 규모의 사채 공모를 신고했다. 이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230억원과 기타파생결합사채(DLB) 70억원으로 구성된다.


ELB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에서 파생된 저위험 상품이다. 주가와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의 특징을 가지는 동시에 리스크를 낮춘 상품이다. 최고수익률은 ELS 대비 낮지만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ELB의 기초자산으로 'KOSPI200 지수'와 '삼성전자 보통주'를 지정했다. 이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의 약세를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8.09%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 역시 9.38%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줄곧 약세를 보이던 증시가 최근 들어 개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주가와 연계된 증권의 투자매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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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미국발 조기긴축 우려와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맞물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다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한 차례 증시가 흔들린 후 추가적인 하락세가 없다는 점과 예견된 악재가 확정됐다는 측면에서 주가와 연계된 증권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ELB 발행을 신고한 같은 날 ▲DB금융투자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도 연이어 ELS 및 ELB 발행에 나섰다.


이들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뉴욕증권거래소(S&P500),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OSTOXX50), 도쿄증권거래소(NIKKEI225) 등의 거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쏟아냈다.


다른 증권사들과는 대조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ELB에는 삼성전자 보통주로 대표되는 '종목'이 편입돼 더욱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에 대해 정기적 증권발행의 일환으로 과거에도 삼성전자를 ELB에 편입한 사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다른 증권사들도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우량주를 선택한 경우가 확인됐다.


이처럼 특정 종목을 ELB에 편입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변동성'에 베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시를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많고, 그에 따른 변동성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하방압력에 강한 동시에 안정적인 상승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우량주'의 매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변동성 확대와 증시 회복이 맞물리는 구간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에 대한 베팅이 빛을 봤다"며 "특히 삼성전자 주가 회복이 코스피 반등에 선행 또는 동반하는 점을 고려해 좀 더 큰 변동성에 투자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제3평가기관이 KOSPI200과 삼성전자 보통주를 대상으로 제시한 이론상의 '기초자산가격 변동성'은 각각 23.45%, 25.99%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변동성이 200여개 우량주의 집합변동성 대비 2.5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올해 1월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주가 측면에서 최악의 달로 삼성전자 역시 매크로 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며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분위기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견조한 실적과 부담없는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현 수준에서 주가는 상승 포텐셜이 더 우세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ELB에 대한 청약을 차일(4일) 하루 동안 진행한다. 공모방법은 일반공모방식이며 근로자의 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청약을 제한한다. 최소 청약금액은 1증권당 발행가액인 1만원이며, 만기일은 내년 3월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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