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신풍제약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의 지난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국내 임상2상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데이터에 따르면 신풍제약 피라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총 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감소했다. 

피라맥스는 말라리아치료제로 개발돼 대부분 수출되는 의약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신풍제약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코로나 치료 또는 예방약으로 복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충성심 높은 신풍제약 주주들을 중심으로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심지어 임상과 전혀 무관한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는 소문까지 확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피라맥스 구매 열풍이 불었고, 신풍제약 주주 게시판에는 '피라맥스정 처방 받는법', '피라맥스 처방해주는 병원' 등의 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2상 탑라인 결과가 발표되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당시 피라맥스는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1차 평가변수(음전율)에서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실패했다. 후향적 소그룹(감염력 있는 바이러스 보유 환자군 중 중증 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 대상 음전율)과 2차 평가변수 등에서 다소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이 같은 임상결과가 발표된 탓일까. 피라맥스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했다. 신풍제약이 일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평가변수를 토대로 임상3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매출 타격이 컸다. 4분기에는 매출 감소폭이 더욱 컸다. 피라맥스의 4분기 매출액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나 줄어들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신풍제약 피라맥스 임상2상 결과 발표 후 코로나19 치료 또는 예방약으로 복용하는 사례가 확실히 줄어들었다"면서도 "과거 피라맥스의 국내 매출이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치료 또는 예방약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 역시 "일부 의약분업지역 위주로 피라맥스를 판매하고 구입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이미 복용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사가는 등 재구매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한 집단에서 여전히 피라맥스에 대한 근거없는 지지가 계속 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최근 피라맥스 필리핀 임상 2/3상 Stage1 결과가 발표됐지만 이 역시 경향성만 확인된 것이지 유효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