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유전체분석 업체 디엔에이링크가 사업 목적에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 무대장치 등에 이어 IT도 추가했다. 시장 일각에선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M&A) 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4일 디엔에이링크 주주연대가 제기한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가처분은 주주연대가 지난달 18일 신청한 것으로, 사업목적에 IT 기술을 이용한 신기술 개발 사업 등을 추가하기 위한 정관 일부 변경 등을 골자로 담았다.

법원이 소액주주들의 가처분을 인용함에 따라 이날(8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디엔에이링크는 사측이 추가하기로 한 영상 음향장치 등 전자제품 제조판매·렌탈·리스업,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 저작권 유통·중개업, 무대장치 사업 등과 함께 IT 관련 사업까지 신사업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사업목적 추가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진행되는 건이라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자세한 내용은 임시주총이 끝나고 공시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사측과 주주연대 측이 본업과 동떨어진 사업을 추가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M&A를 염두한 조치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측과 주주연대가 서로 각각 다른 인수 주체를 위해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해석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주주연대 측은 IT 관련 신사업이 기존 유전체분석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주연대와 손 잡고 있는 권오준 로앤로더테크놀로지 대표가 IT 업계 전문가이자, 디엔에이링크에 임원으로 재직했을 당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사업을 맡았던 인물이란 점에서다.

주주연대는 이에 권 대표와 나형석 블루밍테크놀러지스 대표를 사내이사, 임종환 덥사운즈 대표를 사외이사, 백승곤 리치유 감사를 감사로 신규 선임하기 위해 후보자로 내세울 계획이다. 

권오준 대표는 "보유한 IT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를 통해 유전자가 잘 맞는 인연을 찾아주는 서비스 ▲시퀀싱 데이터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새로운 사업을 펼쳐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일 계획"이라며 "주주연대는 M&A 목적이 없고, 회사의 인프라를 이용해 정상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주연대는 이사의 수를 기존 7명에서 9명까지 늘려 달라는 안건도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해 경영진 교체를 위한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현재 디엔에이링크 이사 정원 7명 중 공석은 3명"이라며 "이사회 의결권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사 수를 9명으로 만들고 주주연대 측 후보를 추가하면 의결권 과반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경영진 교체 등을 이루겠다는 게 주주연대의 목표다.

다만 8일 열릴 임시주총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모든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게 주주연대 측의 관측이다.

앞선 주주연대 관계자는 "1일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디엔에이링크에서 전자투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임시주총은 정족수 미달이 될 것 같고, 본게임은 정기주총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엔에이링크는 정기주총을 이달 내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