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성장 유망기업 발굴·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분 차익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해 기업·주주가치 동반성장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88억원, 순이익은 1441억원으로 전년대비(998억원, 671억원) 각각 108.9%, 114.6%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대비 2.4%p 늘어난 7.7%를 기록했다.

기업금융(IB)·자산관리(WM) 등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최대 실적경신의 밑거름이 됐다. 한화투자증권 WM·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각각 2277억원, 1078억원으로 전년대비(2019억원, 667억원) 13%, 62%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도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하면서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 경쟁력 확보가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6년 만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는 총 438억원 규모로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250원을 배당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으나 그해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배당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ESG 경영·성장 유망업종 투자로 기업·주주가치 동반성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그룹 계열사와 함께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했다. ESG 경영 강화를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회사는 올해 ESG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자산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성장 유망업종 투자도 이어간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300억원을 들여 토스뱅크 주식 600만주를 취득, 보유 주식을 1700만주로 늘리며 지분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토스뱅크 기업가치를 5~10조원으로 평가하면서 한화투자증권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투자로도 쏠쏠한 지분 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퀄컴으로부터 두나무 주식 206만9540주(6.15%)를 583억원에 인수했다. 취득 당시 두나무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됐으나 최근 가상화폐 열풍이 불며 15~20조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는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 가치가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2016년 영업손실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디지털 역량 강화에 매진해 왔다"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로 주가 상승과 함께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