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삼성카드(대표 김대환)가 올해 이익 목표치를 작년 결산 실적보다 크게 낮춰 잡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고려한 결정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이사회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연결기준 세전이익 5700억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전이익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손익으로, 기업의 경영성과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비경상적으로 발생하는 손익을 제외한 지표다.

삼성카드가 올해 목표로 정한 세전이익 규모는 작년 세전이익 7469억원 대비 24%나 적은 액수다. 이 같은 결정은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카드업황이 나빠지면서 수익성이 둔화될 것을 대비한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국민지원금과 온라인결제액 증가 등 코로나 팬데믹의 수혜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3조588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210억원) 증가했다.

카드 소비 증가에 따른 신용판매 부문 이익이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카드 이용금액은 122조2563억원으로 전년보다 14.8% 늘었다. 1인당 이용금액도 2020년 4분기 88만원에서 지난해 4분기 102만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호황에 힘입어 삼성카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2% 증가한 7493억원, 당기순이익은 38.2% 늘어난 5511억원을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영세사업자의 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이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의 우대 수수료율이 0.5~1.5%로 경감됐다.

또한 올해부터 주요 수익원인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반영되면서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워진 점도 카드사들을 한숨짓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기준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자금 조달 부담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1.0%까지 올린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25%로 복귀했다.

이번 경영목표 설정과 관련해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2022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상승 등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카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경쟁력의 근간인 고객, 상품, 채널 관점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전략을 발굴하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카드는 올해 경영목표 및 전략 수립과 함께 총사업비 예산으로 2조7655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결산 사업비 2조6789억원 보다 866억원 많은 액수다. 이 중 임직원보수에 관한 인건비는 2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8억원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