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이사가 국내 최고가 오피스텔로 서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1개 호실을 334억원을 들여 분양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용 건물 분양·매매가격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이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블레이드'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제작을 주도하고 성공시킨 '스타 개발자'다.

14일 게임업계와 대법원등기소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본인 명의로 2021년 12월 2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한 세대 분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 뒤 2022년 1월 6일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쳤다. 

김 대표가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은 795.04㎡이다. 분양가격은 334억2933만원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불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분양가격은 국내에서 오피스텔을 비롯한 주거용 건물 분양·매매가격 중 현재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김 대표가 분양받은 호실은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2번째로 비싼 호실이다. 가장 비싼 호실은 아직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롯데월드타워 42층부터 71층까지 위치한 고급 중대형 오피스텔이다. 전체 233세대, 1세대당 전용 면적 133~829m²으로 조성됐다. 입주자에게 조식과 발레파킹 등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김 대표가 역대 최고가 주거용 건물 매매 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은 지난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 역할이 절대적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에서 퍼블리싱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이 게임은 2021년 6월 말 국내에 출시된 뒤 그해 최고 흥행작의 반열에 올랐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게임 매출순위 1위를 17주 연속으로 지켰다. 출시 이후 3개월 동안의 누적 매출도 5000억원 이상이다. 8개월 여가 지난 현재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2~3위권을 지키는 등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이 추진 중인 점을 고려하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 성장세가 거듭 가팔라질 가능성도 있다.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는 1월 13일부터 대만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현지 사전예약을 받고 있으며 상반기에 정식 출시 예정이다. 이 게임이 대만에서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북미와 유럽 진출의 길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블록체인 게임화할 가능성도 높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말부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공개(ICO) 경험이 있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관련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메타보라(옛 프렌즈게임즈)의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 2.0' 파트너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성공하면서 김 대표의 명성도 재확인됐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게임을 두 개나 만든 개발자도 됐다. 그가 만든 게임인 '블레이드'는 2014년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2021년에 대통령상을 각각 수상했다.

김 대표는 2001년 코에이를 시작으로 소프트닉스와 네오위즈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8월 액션스퀘어를 설립한 뒤 2014년에 블레이드를 시장에 선보였다. 블레이드는 비교적 단순했던 모바일게임과 달리 액션성을 강조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 뒤 김 대표는 2018년 1월 액션스퀘어를 퇴사하고 그해 5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도 신생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전체 100억원을 지분투자하면서 기대를 나타냈다. 그 결실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자산 역시 늘어났다. 그는 2017년 1월 액션스퀘어 지분 50만주(2,13%)를 시간외매매로 팔아 38억6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가 회사 IPO를 통해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생겼다.

카카오게임즈는 유럽법인을 통해 2021년 11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30.37%를 45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구입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대표를 비롯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경영진 4명은 카카오게임즈와 풋옵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관련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자산을 확보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기업공개(IPO)된다면 김 대표는 상장 5년 뒤부터 3개월 안에 기업공개 당시 보유했던 라이온하트 지분을 최대 20%까지 매수해 달라고 카카오게임즈에 요청할 수 있다. 

더불어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기업공개 요건을 충족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절차 진행에 동의하지 않고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김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주식의 일부나 전부를 매수해야 한다고 카카오게임즈에 요구할 수 있게 된다.